텔아비브대 연구팀, 'AT 2017bgt' 관측 통해 규명
초질량 블랙홀, 주변 가스 빨아들여 덩치 키우기 촉발
대부분의 은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달하는 초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 한가운데에도 태양의 수백만 배에 이르는 질량을 가진 대형 블랙홀이 있다.

이런 초질량 블랙홀들은 대체로 가까이에 있는 별들을 잡아먹거나 주변의 가스를 빨아들여 몸집을 키우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무엇이 이를 촉발하고 얼마나 지속하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텔아비브대학 천체물리대학원의 베니 트라크텐브로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런 의문에 대해 일부 초질량 블랙홀이 주변에서 갑자기 엄청난 양의 가스를 빨아들여 덩치 키우기를 촉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밝혔다.

트라크텐브로트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7년 2월 '초신성 전천(全天) 자동 탐색(ASAS-SN)'에 포착된 'AT 2017bgt' 현상을 1년 이상 추적 관측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AT 2017bgt는 처음에는 지난 2004년 관측됐던 것보다 50배 이상 밝은 빛을 방출해 블랙홀이 별을 잡아먹는 '조석파괴사건(TDE)'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기존 TDE에서는 관측되지 않았던 빛의 요소가 확인됨에 따라 이후 지상과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망원경등을 이용해 1년여에 걸쳐 추가 관측이 이뤄졌다.

그 결과는 이전에 관측된 어떤 것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대신 연구팀에 참여한 같은 대학의 하가이 네처 교수가 1980년대에 블랙홀이 주변에서 가스를 빨아들일 때 생성할 수 있는 빛의 요소로 예측했던 것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처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초질량 블랙홀이 가스를 빨아들여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과정을 처음으로 실제 관측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AT 2017bgt와 같은 빛의 특성을 보인 다른 2건의 사례도 확보했다.

트라크텐브로트 박사는 "블랙홀이 이처럼 갑작스럽고 극적으로 '섭식율'을 늘리는 원인에 관해서는 아직도 확실히 알 수는 없다"면서 블랙홀 성장에 관한 그림을 완성하려면 추가적인 관측이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