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지상파 3사
온라인 영상플랫폼 통합
동남아 등 해외시장도 공략

LG유플러스, 넷플릭스 서비스
구글과도 VR 콘텐츠 개발나서

온라인 영상플랫폼 올레TV보유
KT 행보에도 주목
지난 3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최승호 MBC 사장(왼쪽부터)과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훈 SBS 사장이 통합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지난 3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최승호 MBC 사장(왼쪽부터)과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훈 SBS 사장이 통합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국내 미디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상파 3사와 손잡고 양측의 온라인 영상 플랫폼(OTT)을 통합하기로 했다.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넷플릭스와 손잡은 데 이어 구글과 함께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에도 나선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면서 핵심 콘텐츠 가운데 하나인 미디어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이합집산이 계속되고 있다.

SK텔레콤 ‘옥수수’와 지상파 ‘푹’ 통합

SK텔레콤과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는 지난 3일 통합 OTT 서비스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푹(pooq)’을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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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넷플릭스 등 OTT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국내 미디어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토종 사업자 간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를 위해 지상파 3사가 푹을 운영하기 위해 공동 출자한 콘텐츠연합플랫폼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사업 조직을 통합해 신설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방송 3사의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국내외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해 양질의 미디어 콘텐츠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차별화한 서비스와 콘텐츠 이용 경험도 개발하기로 했다.

먼저 푹과 옥수수를 합쳐 새로운 브랜드와 서비스를 내놓고 요금제도 개편한다. 해외시장도 공략한다. 연내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등 통합 서비스를 글로벌 OTT로 육성할 방침이다.

통합 법인이 출범하면 옥수수 946만 명, 푹 400만 명 등 1300만 명 이상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OTT가 탄생한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콘텐츠 투자 유인도 커진다. 넷플릭스가 ‘하우스 오브 카드’ ‘기묘한 이야기’ 등 호평받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이유는 190여 개국 1억3700만 명에 이르는 대규모 시장 덕분이다. SK텔레콤과 지상파의 신규 서비스가 한국을 넘어 해외로 시장을 넓힌다면 지금보다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여력이 생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지상파의 콘텐츠를 발판 삼아 해외로 진출할 수 있고 지상파 3사는 넷플릭스와 경쟁할 대형 플랫폼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합 법인을 아시아의 넷플릭스,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토종 OTT의 대표주자로 키우겠다”며 “K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선도하고 국내 미디어 생태계가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구글 손잡아

보수적인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례적으로 SK텔레콤과 연합전선을 구축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세계 최대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부터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인터넷TV(IPTV) U+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앞서 CJ헬로, 딜라이브 등 케이블TV 업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LG유플러스는 자사 서비스 안에 넷플릭스를 결합한 형태여서 파급력이 크다는 평가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기자들과 만나 “초기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도 손을 잡았다. 상반기 안에 절반씩 펀드를 출자해 3차원(3D) VR 콘텐츠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또 오는 3월께 5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VR 콘텐츠 전용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전무)은 “LG유플러스가 콘텐츠 제작과 기획을 책임지면서 콘텐츠 소유권과 국내 배포권을 확보한다”며 “구글은 유튜브를 통한 글로벌 배포권을 가져가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양사가 처음 선보일 VR 콘텐츠는 K팝 분야다. VR 영상의 몰입감을 이용해 스타의 개인일정 함께하기, 공연 관람과 공연장 백스테이지 투어, 스타의 개인공간 엿보기 등을 담을 예정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국내 여러 유명 K팝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막바지 계약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공동 제작한 콘텐츠는 LG유플러스의 VR 전용 플랫폼과 유튜브에 독점 제공한다. 하 부회장은 “5G가 상용화하면 가장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 VR과 증강현실(AR)”이라며 “LG유플러스가 이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통합으로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선 SK텔레콤-지상파 진영과 넷플릭스와 손잡은 LG유플러스 간 대결이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자체 OTT ‘올레tv모바일’을 보유한 KT가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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