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거위'라던 공유 오피스
"위워크 성장성 고평가됐다"
중동 주요 출자자들 투자 거부
혁신적인 기술사업이냐
단순 임대업이냐 놓고 논쟁 점화
미국 뉴욕의 위워크 본사.  /위워크 제공

미국 뉴욕의 위워크 본사. /위워크 제공

세계 최대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Wework)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투자금액을 예정보다 대폭 축소하면서 원활한 자본 공급이 어려워졌다. 공유오피스 사업이 혁신적인 기술사업인지 단순 부동산 임대업인지를 두고도 논쟁이 붙었다.

소프트뱅크, 위워크 투자금 대폭 축소

위워크는 소프트뱅크에서 60억달러(약 6조6000억원)를 투자받았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지난해 말 소프트뱅크로부터 160억달러(약 17조9000억원)의 투자가 예정돼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투자 규모가 대폭 줄었다.

소프트뱅크는 본래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의 국부펀드와 함께 출자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전용 펀드 비전펀드와 함께 160억달러를 투자해 위워크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100억달러로 다른 주주 지분을 인수하고, 추가로 60억달러를 출자해 과반 지분을 확보하는 게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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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주요 출자자인 중동 투자자들이 위워크의 기업 가치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투자에 제동이 걸렸다. 이들은 위워크의 기업 가치나 성장 가능성이 실제보다 고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프트뱅크가 위워크 가치를 400억달러(약 44조6000억원) 이상으로 평가했지만, 중동 국부펀드 측에서는 이를 과도한 평가라고 봤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의 자금 사정도 영향을 미쳤다. 소프트뱅크는 미·중 무역 전쟁과 글로벌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로 지난달에만 20%에 달하는 주가 하락을 겪었다.

뉴욕타임스는 “소프트뱅크의 위워크 투자 축소에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위워크 기존 주주들도 소프트뱅크에 지나치게 많은 주식을 파는 것은 거부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루오션’ 취급받던 공유오피스의 위기

소프트뱅크의 위워크 투자 축소 사태는 위워크를 중심으로 커진 공유오피스 시장이 생각보다 블루오션은 아니었음을 드러내는 사례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지던 해당 시장의 허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위워크가 지난해 처음으로 공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이 4억2000만달러(약 4600억원)로 1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적자는 7억2000만달러(약8000억원)로 더 컸다. 3분기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1~9월 누적 매출이 2017년보다 35%가량 늘어난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했지만, 그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드는 바람에 최종적으로 12억달러의 영업손실을 봤다. 여기에는 사업 확장 및 사무공간 개보수 투자 등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동산을 기반한 사업 특성상 필연적으로 과도한 비용이 들 수밖에 없음을 나타내는 수치라고 시장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공유오피스 사업의 정체성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프트뱅크의 투자 규모 축소에는 위워크가 기술 기업이라기보다는 단순 부동산 임대 사업자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영향을 줬다”고 보도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위워크는 여전히 공유오피스 시장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 CNBC와 만난 애덤 노이만 위워크 최고경영자(CEO)는 “위워크는 지난해 25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소프트뱅크의 투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자본을 지니고 있다”며 “위워크는 앞으로 4~5년간 자금 공급 이슈와 무관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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