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삼바 사장 "올해 3공장 수주 25%→50% 확보하겠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세계 최대 규모인 3공장 생산 규모의 50%를 수주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현재 20개 이상의 기업들과 수주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2019년 말까지 바이오의약품수탁생산(CMO) 12건, 의약품수탁개발 및 임상시험수탁(CDO/CRO) 10건 이상을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 세포주 개발, 임상물질 생산, 품질 테스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CDO/CRO 사업에 진출했다. 의약품수탁생산(CMO) 이전 과정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김 사장은 "올 1월 기준 CMO 27건, CDO/CRO 41건을 수주했다"며 "바이오사업에서 벨류체인을 성공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한번에 18만 리터(L)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3공장의 가동을 시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공장의 생산규모의 25%까지 확보했고 연내 수주물량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단일항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8년 이후 연간 약 12%씩 급성장할 것”이라며 ”CMO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MO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쟁사 대비 공장 건설과 가동에 필요한 기간을 40% 가까이 단축시키고 설립 7년 만에 세계 최대 규모의 CMO 기업으로 올라섰다는 점에서다.

김 사장은 이날 발표 시작부터 분식회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주어진 발표 시간의 3분의1을 회계 처리 변경 문제를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준법감시(컴플라이언스) 기준이 엄격한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분식회계는 심각한 사안이다. 이번 사태로 회사 신뢰도 저하, 수주 타격,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사장이 기업설명회(IR) 행사에서 분식회계 문제를 먼저 꺼낸 것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시장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바이오에피스를 합작설립할 때 삼성은 85%, 바이오젠은 15%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며 "이사회도 삼성이 4명, 바이오젠이 1명이고 CEO도 삼성이 지명해야하기 때문에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로 회계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 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본격화되고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2016년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회계 변경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것으로 회사의 가치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분식회계라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IFRS 회계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회계를 변경했고 다수의 글로벌 회계법인과 한국공인회계사회 등을 통해 회계처리의 적법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김 사장은 "행정소송을 통해 회계 처리가 적법했다는 것을 밝히겠다"며 "앞으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 한국 기업으로 최초로 메인트랙(Main Track)을 배정받은 데 이어 올해는 발표 회장 중 가장 큰 그랜드볼룸을 배정 받았다. 약 800명이 참석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발표회장으로 화이자, 로슈, 존슨앤존등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그랜드볼룸에서 발표했다.

샌프란시스코=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