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자체 설계한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발표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길어지면서 미국산 부품 의존도를 줄이려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지난 7일 선전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어 서버용 CPU 쿤펑920과 이를 장착한 서버 타이산을 공개했다. 쿤펑920은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ARM CPU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64개의 코어를 지녔으며 동작 주파수는 최대 2.6㎓다. 칩 생산은 대만 파운드리업체인 TSMC가 맡았다. 화웨이는 쿤펑920이 같은 동작 주파수에서 타사 제품 대비 25%가량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전력 소모는 30% 적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화웨이의 이 같은 움직임을 미국산 부품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분석했다. 서버용 CPU는 미국 업체인 인텔과 AMD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되면 중국 업체들은 서버용 CPU를 수급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4월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ZTE가 제재 조치를 위반해 이란과 북한에 통신장비를 공급하자 미국산 부품 납품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ZTE는 파산 직전까지 몰려 10억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