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자치 자창커지 대표(왼쪽 네 번째)가 지난 2일 선전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모노콥터 드론을 시연하고 있다.  /자창커지 제공
후자치 자창커지 대표(왼쪽 네 번째)가 지난 2일 선전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모노콥터 드론을 시연하고 있다. /자창커지 제공
지난 2일 중국 선전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인큐베이터 엑스팩토리. I자형 축 상단에 아래위로 달린 두 개의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자 드론(무인항공기)이 날아올랐다. 참석자들은 탄성을 질렀다.

이 드론은 스타트업 자창커지가 개발했다. 투자자를 모집하면 이르면 올해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4개 프로펠러가 수평으로 달려 회전하는 대부분 쿼드콥터와 달리 자창커지의 드론은 모노콥터다.

모노콥터가 비행할 수 있는 것은 동축반전식 혹은 이중반전식이라고 불리는 프로펠러 기술 덕분이다. 상하 2개의 프로펠러가 각각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드론을 띄운다. 프로펠러 사이에 있는 제어장치는 위쪽 프로펠러의 각도를 조정해 드론의 움직임을 조정한다. 아래쪽 프로펠러는 별도의 조작 없이 위쪽과 반대로 회전하며 제자리에서 머무는 동작이 가능하도록 해 비행 안정성을 높인다.

자창커지는 러시아 헬리콥터에서 영감을 얻어 모노콥터 드론 제작에 나섰다. 동축반전식 러시아 헬리콥터는 꼬리에 프로펠러가 없고, 동체 위에 두 개의 프로펠러가 돌아간다. 한국 산림청과 소방청을 중심으로 40대 안팎을 도입한 러시아 헬리콥터 Ka-32가 대표적이다.

모노콥터 드론은 쿼드콥터 드론에 비해 프로펠러 숫자가 절반밖에 안 되지만 더 좋은 비행성능을 낸다. 프로펠러 너비가 더 넓어 더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다. 프로펠러 숫자가 적은 만큼 소음도 작다. 에너지 소모 역시 적어 같은 배터리로 더 오래 비행할 수 있다. Ka-32가 다른 헬리콥터보다 3~5배 많은 물을 싣고 강풍에도 안정적으로 산불 진화작업을 벌이는 비결과 비슷하다.

드론업계는 드론의 비행성능을 높이기 위해 프로펠러 숫자를 6개(헥사콥터), 8개(옥토콥터) 등으로 늘리는 방식을 주로 채택해왔다. 프로펠러가 많을수록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물건을 운반할 수 있지만 배터리 전력이 빨리 소모된다. 크기가 비대해지고 소음도 커진다.

자창커지는 프로펠러의 배치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 프로펠러 수를 줄이면서도 드론의 성능을 끌어올렸다. 다만 모노콥터는 프로펠러 제어장치가 복잡해 쉽게 고장날 가능성이 있고, 생산 비용도 쿼드콥터보다 많이 든다.

후자치 자창커지 대표는 “드론업체들이 모노콥터를 많이 제작할수록 제작단가가 낮아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홈페이지 등에서 관련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