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5년 만에 3억 대 밑으로 줄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을 넘지 못했다. 올해도 출하량이 감소하는 등 ‘험로’는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8일 작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이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갤S9·노트9 부진…IM부문 영업익 9분기 만에 2조원대 깨져
2015년 이후 IM부문이 분기 영업이익 2조원을 넘지 못한 것은 9분기 만이다. 2016년 3분기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으로 1000억원에 그쳤을 때를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9이 예상보다 부진한 판매실적을 낸 데다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대응하느라 중저가폰에 집중하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측은 “성수기인데도 시장 성장이 둔화한 가운데 경쟁 심화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정체하고 성수기 프로모션 등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IM부문의 연간 영업이익도 10조원 초반에 그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했다. 2016년(10조8000억원), 2017년(11조8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시장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양쪽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상·하반기에 선보인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와 갤럭시노트9이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중저가폰 시장에선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도전을 받았다. 그동안 ‘텃밭’으로 꼽혔던 러시아와 인도에서 각각 화웨이,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2억9460만 대로 추산했다. 2013년 이후 처음으로 3억 대를 넘지 못했다. 올해도 2억9080만 대(점유율 20.3%)로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화웨이는 지난해 2억70만 대에서 올해 2억300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화웨이 측은 “올해 4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10주년 기념작인 갤럭시S10 시리즈를 다음달 발표한다. 지문인식 디스플레이와 화면에 작은 구멍을 뚫어 베젤(화면 테두리)을 최소화한 디스플레이 등을 적용할 전망이다.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과 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스마트폰도 선제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