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복용 중단하면 바이러스 내성 위험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의 부작용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독감 환자들은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지,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지 문의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타미플루를 먹던 환자는 복용을 중단하면 안 됩니다. 타미플루는 하루 두 번, 5일간 복용하는 약인데요. 구토나 설사, 환각 증세가 심각하지 않다면 끝까지 복용하는 게 원칙입니다. 바이러스에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독감에 걸렸을 때 약을 먹어도 듣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타미플루는 독감 환자의 열을 내리고 덜 아프게 해주는 효과도 있지만 전염력을 약화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독감 바이러스는 감염 후 72시간 내 증식이 일어나는데요. 초기 증상이 나타난 뒤 48시간 내 약을 먹어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타미플루가 독감 바이러스를 제압하는 데는 3일가량 걸립니다. 그동안 몸속에 약물이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제시간에 약을 먹는 게 중요합니다. 복용을 잊었더라도 다음 복용까지 2시간 이상 남았다면 빨리 약을 먹어야 합니다. 5일치를 다 먹지 않고 중단하면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해 다른 사람에게 독감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을 위해서라도 약을 먹는 게 낫다는 얘기죠.

현재로선 타미플루를 대체할 독감 치료제가 없습니다. 이 약은 1996년 미국 길리어드가 개발했는데 20여 년 동안 타미플루를 능가하는 약을 개발한 곳이 없습니다. 부작용이 있어도 보건당국이 처방을 금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타미플루는 오셀타미비르라는 성분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독감 바이러스 표면의 뉴라미니다제라는 효소를 억제해 호흡기에서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타미플루가 유일한 약이다 보니 독감이 유행하면 품절 사태도 잦았습니다. 몇년 전 독감이 대유행할 때 정부 관계자가 타미플루를 구하기 위해 스위스 로슈 본사까지 찾아간 일화도 있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특허가 풀리면서 국산 복제약이 나와 공급 문제는 해결됐습니다.

관건은 부작용이 덜한 새로운 독감 치료제가 언제 개발되느냐입니다. 타미플루는 환각, 섬망 등 신경정신계 이상반응뿐만 아니라 오심,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간 질환자는 간 효소치 상승, 당뇨 환자는 고혈당증이 올 수도 있습니다. 신장 기능 저하 등 만성질환자와 노인도 주의해야 합니다.

타미플루 복용 중단하면 바이러스 내성 위험
최근 일본 제약사 시오노기가 개발한 독감 치료제 ‘조플루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는데요. 한번 먹으면 되고 24시간 내 독감 바이러스를 죽이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조플루자가 타미플루의 부작용을 해결할 대안이 될지 주목됩니다.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