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황창규 KT 회장이 전날 화재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KT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5일 황창규 KT 회장이 전날 화재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KT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했다. / 사진=연합뉴스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마포갑)은 지난달 화재로 통신장애를 빚은 KT 아현국사가 D등급으로 지정돼 있는 것은 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방통법)상 C등급임에도 축소 분류된 탓에 피해가 불어났다는 지적이다.

노 위원장은 지난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과기정통부가 제출한 ‘KT의 법령위반 검토 현황’을 보면 “통신사업자는 과기부의 중요시설통신시설 지정 기준에 따라 통신시설을 분류 지정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C급 중요통신시설인 아현국사를 누락한 것은 방통법 위반에 해당한다. (향후) 시정명령과 과태료 처분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KT 아현국사는 화재 발생 3년 전인 2015년 11월부터 C등급 국가통신시설이었다. 당시 KT 원효국사와 통합하면서 통신재난 범위가 3개 자치구로 늘어나 C등급으로 상향됐어야 했다. 이후 작년 중앙국사, 올해 광화문국사와 추가 통합해 통신재난 범위가 마포·서대문·용산·종로·중구 등 서울의 4분의 1 이상으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D등급을 유지했다.

노 위원장은 “규정대로 C등급으로 분류됐다면 대체설비와 우회망 확보가 의무화돼 한 주 이상 통신불능으로 인한 주민 피해와 소상공인 영업피해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며 “아현국사 화재가 KT의 위법에 의한 인재(人災)임이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따라서 화재 피해보상은 위로금이 아닌 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며 특별손해배상규정에 따라 직접적인 영업 피해와 정신적 피해 보상도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KT는 통신시설 등급 축소조작과 같이 국가통신망에 대한 기본적 책임도 다하지 않았다. 황창규 회장이 최종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면서 “KT뿐 아니라 과기부도 응당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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