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응급임상 682건에 쓰인 의약품 37종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인 것은 국내 바이오업체 젬백스가 개발 중인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였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리아백스의 응급임상 건수는 올해 209건이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특발성폐섬유화증 치료제는 151건, 사노피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두필루맙은 85건이었다.

식약처가 2002년부터 시행 중인 응급임상 제도는 생명이 위독하지만 적절한 치료 수단이 없는 말기 환자가 개발 중인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한 제도다.

리아백스는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월 췌장암 환자 148명이 임상시험 등록을 마쳤다. 2015년에 환자를 모집하기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리아백스는 인체의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항암제다. 2014년 9월 10여개 의료기관에 한해 처방할 수 있는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기존 화학 항암제와 함께 사용하면 췌장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 젬백스는 임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2020년 상반기에 정식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베링거인겔하임, 화이자, 사노피 등 다국적 제약사가 연구 중인 치료제 외에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가 개발 중인 치료제도 눈에 띄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항암제 포지오티닙은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등의 치료에 50건이 사용됐다. 면역세포 가운데 하나인 T세포 수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지닌 제넥신의 면역항암제 하이루킨-7도 교모세포종에 8건이 쓰였다. SCM생명과학의 줄기세포치료제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5건이 활용됐다.

자가유래활성화림프구 치료제는 56건이었다. 바이넥스, GC녹십자셀 등이 개발하고 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