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의 ‘카풀 반대’ 집단행동이 거센 가운데 ‘택시도 카풀도 아닌’ 또 다른 유형의 승차공유 서비스가 소리 없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교통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VCNC가 지난 10월 선보인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다.
택시보다 20% 비싼데도…승차공유 '타다' 돌풍 왜?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목적지를 입력하면 11인승 카니발이 도착해 승객을 실어나르는 방식이다. 요금이 택시보다 10~30% 정도 비싼데도 ‘승차 거부가 없고 불친절하지 않고 쾌적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상승세가 가파르다.

20일 VCNC에 따르면 타다 앱 다운로드는 두 달여 만에 20만 건을 넘어섰고, 재이용률도 80%대를 기록하고 있다. 첫 탑승 때 할인쿠폰을 받고 타본 사람들이 대부분 제값을 내고 계속 쓴다는 뜻이다. 회사 측은 택시업계를 의식해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지만,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엔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탑승후기와 인증샷이 수천 건 올라왔다.

타다 기사들은 배차가 이뤄지면 거부하지 않고 무조건 약속장소에 나타난다. 승객이 타면 “안녕하세요. 안전벨트를 매주세요. 차내 온도는 편안하신가요?”라며 정중히 맞이한다. 출발한 뒤엔 승객이 먼저 말을 걸지 않는 이상 조용히 운전만 한다. 차 안엔 공짜 와이파이와 충전기도 갖췄다.

기사들은 주행실적에 관계없이 시간당 1만원대의 고정 급여를 받는다. 골라태우기 대신 ‘친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이유다. 프리랜서 신분인 타다 운전자로 활동하기 위해 신청한 지원자는 최근 3000명을 넘어섰다.

택시노조는 타다에 대해 “대단한 공유경제 서비스인 양 포장했지만 본질은 불법 유사택시일 뿐”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승객들이 타다에 열광하는 이유’를 택시업계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택시기사의 고압적 태도나 난폭운전, 승차거부 등을 참아온 20~30대가 새로운 대체재에 열광하며 스스로 홍보에 나서는 것”이라며 “서비스의 기본에 충실하는 것만으로 ‘작은 혁신’을 이룬 사례”라고 평가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