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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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풀을 반대하는 택시업계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한 가운데 SK텔레콤의 택시 호출 서비스인 '티맵택시'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카카오에 등 돌린 택시업계가 카카오T 콜 거부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택시 호출 서비스 티맵택시가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티맵택시 가입자가 10만20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 택시 기사 중 37% 수준이다.

특히 티맵택시 평균 배차 성공율은 6월말 약 17%에서 지난달 61%로 상승했다. 티맵택시 호출 건수도 최근 약 10배 이상 늘어났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이용자 확대 추세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실사용자 수 500만명을 달성할 계획이다.

업계는 택시업계의 카카오 콜 거부 움직임이 티맵택시 인기에 한 몫 했다고 보고 있다. 택시업계는 지난 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카카오 택시호출 거부운동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가 17일 정식 카풀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 택시호출 거부 운동을 한 이후인 지난 10일 택시기사 최모씨(57)가 카카오 카풀 시행에 반대해 분신 사망하면서 택시업계는 카카오에 대해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최씨는 유서에 "지금 카카오는 불법적인 카풀을 시행해 사업 이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카풀의 취지를 호도하고 있다"며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 기사들도 적극적으로 티맵택시 앱(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해줄 것을 권장하고 나섰다. 직장인 김모씨(30)는 "티맵택시를 잘 몰랐는데, 며칠전 택시를 타니 택시기사가 손수 티맵택시 앱을 설치하라고 알려줘서 앱을 설치하게됐다"고 말했다.

이에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정식 서비스를 무기한 연기하는 등 택시업계와의 소통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 사업에 대해 택시 업계, 정부, 국회 등과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했다"며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카풀 정식 서비스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7일부터 시작한 카풀 베타서비스(시험서비스)는 변함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SK텔레콤은 티맵택시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며 사업 확장에 힘쓰는 모양새다. 티맵택시는 이달까지 월 5회, 회당 최대 5000원 택시비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서울시와 연말연시 귀가를 돕기 행사를 마련했다. 티맵택시는 연말까지 금요일과 토요일, 월요일(21·22·24·28·29·31일) 등 총 6일간,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강남역과 홍대입구역, 종각역에 300대의 택시를 특별 배치해 택시 이용을 지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T와 티맵택시의 경쟁 구도가 새롭게 뜨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택시업계와 카카오의 갈등으로 인한 경쟁 구도 변화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