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도 감원 바람

블록체인·가상화폐 시장, 인력 빠져나가도 충원 안해
올해 고용 사정이 좋았던 정보기술(IT)업계에서도 감원에 나서는 기업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해 채용을 늘렸지만 규제 등으로 실제 사업화가 늦춰지자 불황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가상화폐 시장은 찬바람까지 불고 있다. 정부의 규제 방침에 수년째 제대로 된 탈출구를 찾지 못한 데다 가상화폐 시세까지 폭락했기 때문이다. 올해 인력을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늘린 기업이 많았지만 연말부터는 퇴사 인력이 늘어나도 충원하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다 보니 빠져나가는 인력이 늘어나고 있다”며 “결원 인력을 충원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이미 감원 한파가 거세다. 블록체인 기반 소셜미디어인 스팀잇은 지난달 70%에 가까운 인력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인프라 개발기업 컨센시스는 이달 초 직원 13%를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했다.

일부 IT 서비스업체도 인력을 미리 줄이고 있다. 삼성SDS의 직원 수(기간제 근로자 포함)는 지난해 9월 말 1만3060명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1만2723명으로 300명가량 줄었다.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각각 5%, 4% 증가했지만 경기 둔화 우려에 인력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업계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올 3분기 기준 적자를 낸 상장업체가 18개까지 늘어났다. 적자기업은 2년 새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많은 제작비를 투입한 신작이 흥행에 실패했고 중국의 게임 규제 강화 등으로 해외 진출도 어려워지면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인력이 핵심 자원이기 때문에 실적 하락은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우려했다.

올해 채용을 대폭 늘렸던 포털업체들도 내년에는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10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작년과 올해 많은 개발 인재를 채용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부터는 채용 규모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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