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11일부터 주식 거래가 재개돼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삼바는 10일 홈페이지에 올린 ‘주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한국거래소의 주식 매매거래 재개 결정이 다행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행정소송을 통해 회계처리 적정성을 증명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앞서 김태한 삼바 사장은 이날 열린 증권선물위원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상장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회사의 회계처리가 국제회계기준(IFRS)에 부합했다고 확신한다는 점도 밝혔다. 김 사장은 “증선위 조치나 향후 행정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본질적 기업가치 및 재무 안정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이번 이슈를 계기로 시장과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글로벌 바이오 기업에 걸맞게 경영 투명성을 더욱 제고하는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글로벌 경쟁력과 고객 만족도 향상을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한국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신중히 검토해 현명한 판단이 이뤄지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지난달 30일 주주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주식 매매거래 정지로 재산권 행사에 불편을 끼치게 된 점을 사과하기도 했다.

삼바는 상장유지로 결정난 만큼 행정소송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삼바는 지난달 27일 서울행정법원에 증선위가 내린 행정처분을 모두 취소하고 행정소송이 확정될 때까지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관건은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다. 증선위는 김 사장을 비롯한 담당 임원(CFO)을 해임하고 재무제표를 재작성하도록 했다. 감사인 지정 3년,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처분도 내렸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삼바는 대법원 확정판결 때까지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

당초 집행정지 신청결과는 이달 중순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는 20일 이후 상장폐지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금융당국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우려해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법원은 삼바의 집행정지 신청과 관련한 서류 심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