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호소한 장병규 4차委 위원장 "카풀 반대만 말고 논의 참여해 달라"
“미국에선 이미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 택시가 다니기 시작했다. 10년 내 무인 자동차가 일상이 될 텐데 국회의원들은 그런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장병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사진)이 지난 7일 카풀 서비스를 강행한 카카오와 기존 택시업계 간 갈등이 재점화한 것과 관련해 국회를 강하게 압박했다. 국회가 카풀에 반대만 하지 말고 4차혁명위 내 논의의 장에 적극 참여해 달라는 게 핵심 메시지다.

장 위원장은 1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2기 4차혁명위 첫 회의(제9차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카풀 문제에 대한 4차혁명위 방침을 설명했다. 그는 게임업체 블루홀 창업자로, 4차혁명위 1기에 이어 2기 위원장을 맡고 있다.

장 위원장은 “지난해 1기 위원회 때 카풀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국회와 택시업계를 논의에 끌어들이지 못했다”며 “보좌관을 보내도 좋으니 2기 위원회에 국회의원들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1기 위원회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카풀이란 말이 나오면 ‘택시업계 때문에 안 될 것이다’ ‘성과 안 날 일을 왜 하느냐’란 얘기를 들었지만 지금은 이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정부 부처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임기 1년짜리 위원장이 연임한 것 역시 청와대가 카풀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보자는 4차혁명위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에선 택시업계 쪽으로 기울어진 의원들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카카오가 운전자 직업을 따지지 않고 모집하고 있는데 이는 불법 유상 운송을 방조하는 것에 해당한다”며 카카오에 대한 국토교통부 고발과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선 2기 위원회 운영 방안 등도 논의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 2.0’을 확정해 내년 상반기에 대(對)정부 권고안으로 제시하기로 했다. 부처들이 만든 정책을 조정하는 일에 집중한 1기 때와 달리 4차혁명위가 주도권을 갖고 권고안을 설계할 예정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