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되살리는 '쥬라기 월드' 기술, 현실서 가능할까
‘쥬라기 공원’ 시리즈는 공룡 영화의 대명사로 꼽힌다. 멸종한 공룡이 되살아난다는 설정이 매력적이다. 1993년 첫선을 보인 후 후속작들이 개봉되고 있다. 올해 6월 나온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도 국내에서만 566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공룡을 재창조하는 방법은 1993년 개봉한 첫 편에 나온다. 6500년 전 호박 속에 갇힌 모기에서 공룡의 혈액을 채취, 그 안에 들어 있던 DNA로 공룡을 복원한다. 이 방법은 영화적 허구로 이해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공룡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가 갇혀있는 호박을 구하는 것도 힘들지만 DNA가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보존돼 있을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나무 수지가 굳어서 만들어진 보석인 호박이 DNA를 보관하는 용기로 쓰기에 적합하지 않아서다.

보존이 잘된 DNA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4000년 전 멸종한 매머드라면 복원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빙하 속에 갇혀 보존이 잘된 매머드 사체가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머드 복원에 나섰던 과학자는 여러 명이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로 유명한 황우석 박사도 2012년 매머드 복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는 실패로 돌아갔다. 제주대 박세필 교수팀과 매머드 복제 연구 성과를 놓고 법정 싸움을 하는 등 연구 과정에서의 잡음도 상당했다. 최근 황 박사는 러시아 연구팀과 함께 4만 년 전 멸종된 망아지 복제로 연구 주제를 바꿨다.

현재 이 프로젝트의 선두 주자는 조지 처치 미국 하버드대 교수다. 그는 2015년 아시아코끼리와 매머드의 유전자를 접합해 매머드를 부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유전자 교잡종의 명칭은 매머드와 코끼리를 조합한 ‘매머펀트(mammophant)’다. 페이팔 공동 설립자 피터 틸이 이 프로젝트에 10만달러(약 1억1200만원)를 출자하는 등 각계의 관심이 뜨겁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기술은 유전자를 임의로 편집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다. 아시아코끼리의 유전자를 유전자 가위로 교정하는 방식으로 매머드 세포를 만들어 내는 게 첫 단계다. 이를 핵을 제거한 아시아코끼리의 난자에 집어넣어 배아를 만든다. 아시아코끼리의 자궁이나 인공 자궁에 착상시켜 자라게 하면 매머펀트가 탄생한다.

처치 교수는 지난해 2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 직후 인터뷰에서 “2년 안에 배아를 만들고 10년 안에 매머드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