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항암 복제약 들고 美 시장 '출사표'
1987년 설립된 한국유나이티드제약(대표 강덕영·사진)은 200여 개의 의약품을 생산해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97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 2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개량신약을 기반으로 16%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고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항암 복제약 들고 美 시장 '출사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1994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했고 세종시 전동면과 서면에 일반제 및 항암제 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연구개발(R&D) 인원은 80여 명으로 석·박사 이상의 전문인력 비중이 높다. 매년 R&D에 매출의 13%를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210억원을 투자해 세종2공장을 첨단설비를 갖춘 항암제 전문 공장으로 만들고 있다. 내년 완공하는 세종 신공장에서는 항암제를 생산해 수출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미국 제약사 아보메드와 비소세포폐암에 쓰이는 항암제 ‘페미렉스(성분명 페메트렉시드)’ 및 시스플라틴 2종의 미국 허가, 유통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아보메드는 신약후보물질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 외부에서 도입한 물질의 임상시험과 기술이전, 상업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제약사다. 양사는 제품 발매 시 연간 1255만달러(140억여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허가 이후 최소 7년 판매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5년간 6200만달러(약 7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내년 공장을 완공하고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네릭(복제약) 의약품목 허가 신청(ANDA)을 하는 게 목표다. 1년간 실사를 마치면 제품 발매는 2022년 2분기부터 가능하다.

항암제뿐만 아니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세레테롤’의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이 제품도 다국적 제약사 GSK의 오리지널 제품을 복제한 것이지만 흡입기를 자체 개발해 사용 편의성을 개선했다. 전 세계 흡입기 시장은 GSK와 베링거인겔하임이 장악하고 있어 가격을 낮춘 복제 제품이 승산이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국내에서는 개량신약으로 신약 부럽지 않은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 9월 출시한 소화불량 치료제 ‘가스티인CR’은 하루에 한 번만 먹어도 되는 국내 최초의 모사프리드 성분 서방형 제제로, 출시 1년 만에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등극했다. 지난해에만 107억원어치가 처방됐다. 연매출 300억원 규모의 항혈전제 실로스탄CR을 비롯해 소염진통제 ‘클란자CR’, 항혈전제 복합개량신약 ‘클라빅신듀오’, 기관지염 치료제 ‘칼로민’ 등의 개량신약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개량신약의 성장세에 힘입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올해 매출은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사장은 “매년 꾸준히 개량신약을 발매하고 수익성이 높은 품목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고 한다”며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수출뿐만 아니라 해외 임상을 통한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진출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