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제약, R&D역량 쏟아부어 원료의약품 국산화…다국적사와 특허분쟁서 '백전백승'
1975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43주년을 맞은 경동제약(대표 류기성·사진)은 가수 아이유가 “아프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진통제 ‘그날엔’ 광고로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다. 90여 종에 달하는 전문의약품과 원료의약품, 일반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는 입지가 탄탄한 중견 제약회사다. 제약업에서 중요한 리더십은 신약 개발과 차별화한 제품 생산에 있다는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경동제약, R&D역량 쏟아부어 원료의약품 국산화…다국적사와 특허분쟁서 '백전백승'
원료 국산화로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

경동제약은 설립 이후 신약 개발 및 제품 생산 연구에 집중함으로써 수입에 의존하던 다수 의약품에 대한 합성 방법과 새로운 제형을 개발해 막대한 수입 대체 효과를 거뒀다. 경동제약은 자체 기술로 우수의약품을 생산하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발전과 국민 건강 향상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동제약은 1987년 경기 화성시 양감면에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에 맞는 공장을 구축한 뒤 1988년 공장 근처에 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인력을 채용해 신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에 힘썼다.

이후 우수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 2006년 각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인 cGMP와 유럽식품의약청(EMA)의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인 EU GMP를 원료, 주사제, 정제 등 모든 공정에 적용하고 있다. 2015년 12월 연구개발(R&D)센터를 완공해 기존 연구소를 확장 이전하고 원료의약품의 내수 판매와 수출을 증대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동제약이 등록한 특허는 국내 34건, 해외 23건이다. 매출 규모가 비슷한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다. 출원한 특허는 국내 2건과 해외 7건이다. 국내 제약사 상당수가 수입에 의존하는 원료의약품을 직접 합성하고 새로운 약물 전달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진경제, 진통소염제, 항바이러스제 같은 원료의약품을 국내 최초로 출시하고 혈압강하제, 전립샘비대증치료제 등의 제형을 혁신하는 성과를 이뤘다. 그동안 거대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16개 품목에서 30건의 특허 소송을 당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맞서 모두 승소했다.

이처럼 원료의약품을 꾸준히 개발한 결과, 경동제약이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자체 기술력으로 제조했다. 레바미드정, 타론정, 팜크로바정 등 원료합성 58개 품목을 출시하면서 거둔 수입대체효과는 약 1조원에 이른다. 또 1990년대부터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일본 등 10여 개국에 원료의약품과 완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진통제 ‘그날엔’ 브랜드 홍보 주력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문의약품 개발과 생산에 주력해오던 경동제약은 30대 젊은 경영인인 류기성 대표를 필두로 국민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일반의약품(OTC) 생산 부문을 확대했다. 국내 최초로 해열진통제를 삼중정제로 개발해 의약품에 디자인을 가미했다는 평가를 받은 ‘그날엔정’은 이부프로펜의 함량을 대폭 줄여 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카페인무수물,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요소를 추가해 약효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그동안 전문의약품으로 보급되던 위산분비 억제제 ‘자니틴정’을 일반의약품으로 개발했다. 상처 부위에 사용하는 습윤밴드 ‘애니밴드’, 근육통과 관절염에 효과적인 ‘그날엔딥24플라스타 핫/쿨’, 정맥순환개선제 ‘휴렉정’ 등도 각광 받고 있다. 류 대표는 “앞으로도 국민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을 꾸준히 개발해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제약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경동제약은 사회 공헌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28억원을 기부했다. 2002년 이후 지금까지 기부액은 총 288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의 연매출이 1700억원대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금액이다. 또 류 회장은 2001년 경동제약 주식 5%를 출연해 송천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재단을 통해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2400여 명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류 회장의 경영 철학인 진실 근면, 창조 개발, 성심 봉사를 근거로 삼아 적극적으로 사회 공헌에 나서왔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