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2018 코리아 블록체인 엑스포'에서 패널 토론하는 클레몽 티볼트 인베스팅닷컴 수석애널리스트. / 사진=변성현 기자
지난달 24일 '2018 코리아 블록체인 엑스포'에서 패널 토론하는 클레몽 티볼트 인베스팅닷컴 수석애널리스트. / 사진=변성현 기자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세가 언제까지 얼마로 뛸 거란 식의 전망은 어리석은(stupid) 일입니다. 미쳤다(crazy)고 표현할 수도 있어요. 노보그라츠 같이 유명한 인사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정확하게(exactly) 근거를 들어야죠.”

글로벌 금융포털 인베스팅닷컴의 클레몽 티볼트(Clement Thibault) 수석 애널리스트(사진)는 지난달 23~24일 열린 ‘2018 코리아 블록체인 엑스포’의 패널 토론 참석을 계기로 한경닷컴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시장 변동성이 워낙 큰 만큼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가 사례로 든 거물 투자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대표적 암호화폐 강세론자다. 지난해 “2018년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4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 언급했고, 최근 들어서도 “2019년 상반기 기관투자자들 본격 유입을 계기로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티볼트 애널리스트는 이런 식의 장밋빛 전망이 결코 암호화폐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가격 급상승 모멘텀이 될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역시 유사한 맥락에서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상당수 애널리스트와 미디어들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 시기를 내년 초중반으로 점치고 있어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선결조건이 있어요. 개인 투자자 보호 이슈와 암호화폐에 대한 의혹이 해소돼야죠. 그러려면 2019년 내 비트코인 ETF 승인은 쉽지 않아 보여요. SEC의 입장을 담은 보고서를 분석한 끝에 내린 결론입니다.”

그는 SEC 등 미국 규제 당국도 블록체인은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암호화폐에는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암호화폐 공개(ICO)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등 문제가 생길 소지가 적지 않다고 판단하는 탓이다.

티볼트 애널리스트는 “대중의 불신을 초래하는 ICO 사기(스캠) 등은 암호화폐 업계만의 일은 아니다. 이를 원천적으로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신고·조사 등으로 문제를 빠르게 파악해 곧바로 액션(조치)을 취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3년 전 인베스팅닷컴에 합류해 ‘크립토크(cryptalk: cryptocurrency+talk)’라는 이름의 팟캐스트 등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 중인 그는 암호화폐 시장의 참여자가 늘어나고 전체 자산 규모가 커져야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고도 했다. 결국 시간과 성숙도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티볼트 애널리스트는 “관련 신기술이 계속 나오고 입증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아직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뜻”이라면서 “비트코인은 이제 새 기술이 나오지 않으니 비교적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외의 암호화폐)들도 차츰 그 뒤를 따를 것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블록체인에 대해서도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짚었다. 블록체인을 유용한 ‘기술적 도구(테크니컬 툴)’로 규정한 그는 “블록체인이 정확히 일상의 어떤 부분에 쓰임새가 있을지 논의·적용해나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