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직원들 동맹 파업/사진=연합뉴스
구글 직원들 동맹 파업/사진=연합뉴스
구글 직원들이 사내 성추행 사건에 항의하며 동맹 파업을 벌였다.

1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현지 언론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를 비롯 런던, 싱가포르, 베를린, 취리히, 도쿄 등 전 세계 20여 개 지사에서 직장내 성추행과 이를 비호한 회사 측에 항의하며 동맹 파업을 진행했다.

이번 파업은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앤디 루빈의 성추행 사실을 은폐하고 거액의 퇴직 보상금까지 챙겨줬다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최근 폭로 보도 이후 조직된 것.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앤디 루빈에게 4년간 900만 달러(약 1000억 원)의 보상금을 챙겨줬다. 구글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또한 구글X 리처드 드볼 이사는 취업 면접을 보러 온 여성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수년간 임원 자리를 지키다 뉴욕타임즈 보도 이후 사임했다. 여기에 세르게이 브린 공동창업자도 혼외 성관계 스캔들로 궁지에 몰려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년간 성추행을 저지른 48명을 해고했고 그 중 관리자 직급이 상당수였다. 거액 보상금을 챙겨준 건 없다"고 강변했으나, 직원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초기 조사에 문제가 있었다"고 사과했다.

파업 참가자들은 "구글이 그동안 다양성, 포용, 평등을 추구하고 성추행을 근절하겠다고 한 약속은 너무 멀고 미약한 것이었다"면서 "우리는 투명성, 책임, 그리고 구조의 변화를 원한다"고 외쳤다.

또 "직장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면서 훨씬 더 강력한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성추행·성차별 사건을 처리하면서 근로자들에게 '강요된 합의'를 요구하는 관행을 끊기 위해 이사회에 근로자 대표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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