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로봇 업체 큐렉소가 수술로봇 신제품으로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11년 한국야쿠르트가 인수한 뒤 매출 200억~3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큐렉소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차세대 의료로봇 개발 승부수…큐렉소 '10년 뚝심' 결실맺나
큐렉소는 주력 제품인 ‘티솔루션원’(사진)의 사용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티솔루션원은 무릎, 엉덩이 등 수술부위를 깎은 뒤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로봇이다. 그러나 부피가 크고 제조사가 미국에 있어 의사들의 요구 사항을 신속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신제품은 크기, 형태, 인터페이스 등에 국내 의료진의 요구를 많이 반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관절수술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수술 대부분이 의사가 직접 뼈를 깎는 식으로 이뤄진다. 세계 1위 기업 마코서지컬도 국내에서는 한 군데밖에 납품하지 못했다. 큐렉소는 국내에서 이전 버전을 포함해 10여 대를 팔았다. 큐렉소 관계자는 “관절수술로봇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도 있다”고 했다. ‘메이드 인 USA’가 해외 시장 개척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도 한몫했다.

큐렉소는 차세대 척추수술로봇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해외에서 많이 쓰는 수술용 3차원 영상장치 오-암(O-Arm) 전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국내 병원은 2차원 영상장치인 시-암(C-Arm)을 주로 사용한다. 세계 척추로봇시장 규모는 2022년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연내에 시제품이 나올 것”이라며 “이르면 내년 3분기께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준 대표
이재준 대표
현대중공업 의료로봇사업부 인수 이후 보행재활로봇 ‘모닝워크’의 사양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기존 제품보다 크기를 줄이고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 최신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2011년 이후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큐렉소는 지난 2월 유상증자로 확보한 300억원 중 266억원을 3년간 제품 개발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연구개발 인력도 지난해 4명에서 올해 30명 이상으로 늘리고 전문인력을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미국 자회사 씽크서지컬에서 로봇을 개발했다.

큐렉소는 해외 사업 강화로 수익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이재준 대표는 “의료로봇 시장에서 정형외과용 로봇 비중은 5.4%에 지나지 않는다”며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이 분야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0년간 정형외과 수술로봇 개발에 집중해 연구, 제조, 판매가 모두 가능한 의료로봇 전문 기업이 됐다”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