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재 KT 부사장(마케팅부문장)이 26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10기가 인터넷'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사진=KT
이필재 KT 부사장(마케팅부문장)이 26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10기가 인터넷'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사진=KT
“지금은 10기가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현재 산업의 징후를 본다면 초기 시장을 거쳐서 곧 대세가 될 것입니다.”

이필재 KT 부사장(마케팅부문장)은 31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10기가 인터넷 상용화'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생각을 밝혔다. 10기가 인터넷의 필요성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다.

KT는 2014년 10월 국내 최초로 유선 인터넷 최고 속도 1Gbps를 제공하는 ‘기가인터넷’을 상용화했다. 그리고 4년 뒤 KT는 그 보다 10배 빠른 10Gbps 속도를 제공하는 ‘10기가인터넷’ 상용화에 성공했다.

10기가 인터넷과 기가인터넷의 속도 차이는 얼마나 날까. 33GB UHD 영화 한편을 다운로드 받는다고 가정하자. 기가인터넷은 다운로드하는데 4분30초가 걸리는 반면, 10기가 인터넷은 30초면 된다.

물론, 인터넷 속도의 발전이 영화 다운로드 속도만 올리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서비스가 인프라에 맞춰 개발되듯, KT는 10기가 인터넷 상용화로 인해 인터넷으로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의 질적 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게임이나 1인 미디어 부분에서 빛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터넷 속도가 기가인터넷 시대에서 10기가 인터넷 시대가 되면 데이터 트래픽 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콘텐츠의 양질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KT는 유튜브를 예로 들었다. 박현진 유무선사업본부장(상무)은 "포스트 기가인터넷 시대의 징후에 대해서 고민했다"며 "유튜브 등을 통해 콘텐츠를 대중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대가 개막했고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같은 실시간 실감형 콘텐츠도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10기가 인터넷은 4차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산업 생태계 확산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란 게 KT의 생각이다. 이필재 부사장은 “인터넷 수요가 나날이 변화하고 있다”며 “5G(5세대) 이동통신과 같이 발전하면서 상호간의 상승 작용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KT는 국내 통신사 중 광시설(FTTH-R)의 비중(57%)이 국내 이동통신사 중 가장 높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 주요 도시에서 10기가 인터넷을 우선 상용화하고 이후 제공지역(커버리지)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KT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10기가 인터넷(유선), 5G(무선) 등 유무선 네트워크에 9조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KT는 국내 최초로 전국 상용화한 10기가 인터넷이 5G 전국망 조기 구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제조사, 장비사, 제휴사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10기가 인터넷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생소한 '10기가' 인터넷…이필재 KT 부사장 "곧 대세될 것"
와이파이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KT는 11월말 최고 1.7G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10기가 와이파이를 출시한다. 또 내년 9월에는 와이파이6(802.11ax) 규격으로 최고 4.8G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와이파이 공유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KT는 경쟁사보다 안정적이고 확실한 10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현진 상무는 "경쟁사의 2.5G 서비스는 댁내까지는 갈 수 있어도 단말에서는 1G를 지원한다"라며, "KT는 댁내뿐만 아니라 단말까지 2.5G로 갈 수 있고, 10G도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필드테스트에서도 10기가 인터넷은 단말에서 약 8Gbps 속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김현표 KT융합기술원 상무는 "타사는 지폰(G-PON) 기술을 사용하는데 KT(E-PON) 대비 가격이 비싸고 구조가 복잡하며, 안정적 서비스 지원이 어렵다"라며, "KT는 안정적인 서비스 지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