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자회사에 전략적 상호 투자·기술 도입도 추진

도이치텔, 해킹 원천적으로 막는
SKT의 양자암호통신 기술 도입

실감형 미디어 기술 교류하고
韓·유럽 유망 스타트업 공동 지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오른쪽)과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이 지난 22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수펙스홀에서 SK텔레콤 임직원 400여 명과 공개 대화를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오른쪽)과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이 지난 22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수펙스홀에서 SK텔레콤 임직원 400여 명과 공개 대화를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유럽 최대 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 ‘5세대(5G) 이동통신 동맹’을 맺었다. 상대 자회사에 전략적으로 상호 투자하고 기술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22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사는 SK텔레콤 자회사 IDQ와 도이치텔레콤 자회사 모바일에지엑스(MobiledgeX·MEX)에 상호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금액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당초 상호 협력을 보여줄 수 있는 수준으로 투자 금액을 정했지만 막판에 실질적 협력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까지 투자 규모를 늘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대방 자회사에 상호 투자

IDQ는 지난 2월 SK텔레콤이 인수한 스위스의 양자암호통신 기업이다. 양자암호통신은 원자보다 크기가 작은 미립자 세계에서 나타나는 양자현상을 이용한 암호 기술이다. 제3자가 중간에서 정보를 가로채면 송·수신자 모두 이를 알 수 있어 해킹과 도청을 차단할 수 있다. 국가기간망과 금융망, 데이터센터, 의료기관 등의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

MEX는 모바일 에지컴퓨팅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다. 모든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두고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확산되고 있지만 데이터 집중으로 인한 과부하 문제도 생기고 있다. 에지컴퓨팅을 이용하면 각 단말기 단계에서 일정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보완할 수 있다. MEX 솔루션은 사용자와 가까운 기지국에 서버를 두고 간단한 데이터를 처리한다. 처리 속도가 빠르고 보안이 우수해 자율주행, 가상현실(VR) 등을 위한 필수 솔루션으로 손꼽힌다.

양사는 상대 회사 기술을 자사 통신망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도이치텔레콤은 자사 시험망에 IDQ의 양자암호통신 기술 검증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도 자사 통신망에 MEX의 모바일 에지컴퓨팅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도 두 회사는 실감형 미디어 기술 정보를 교류하고 한국과 유럽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을 공동 지원하는 등 다양한 투자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 상용화를 앞두고 금융, 공공기관 대상의 데이터 침해 위협에 대처하고 데이터 전송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며 “VR과 증강현실(AR), 실감형 미디어 등 5G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해 통신 규격 표준화와 글로벌 기술 협력 등 5G 시장 주도권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T 임직원과 타운홀 미팅도

회트게스 회장은 이번 방한에서 박 사장을 비롯한 SK텔레콤 임직원 400여 명과 공개 대화(타운홀 미팅)하는 시간도 가졌다. 양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공유하고 디지털 혁신과 경영 전략, 기업 문화 혁신 등을 주제로 임직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회트게스 회장은 “SK텔레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지속 강화하고 고객에게는 5G 등 높은 가치를 주는 혁신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도 “도이치텔레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5G 주도권을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미래 혁신산업에서 양사의 기술력과 인프라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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