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20년까지 모든 스마트 기기 AI로 연결"
“방대한 데이터는 산업혁명을 일으킨 석유 자원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은 그 데이터를 구동하는 ‘엔진’입니다.”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사진)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AI 시대를 대비한 미래 전략을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손 사장은 “앞으로 헬스케어,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사이버보안산업 등을 혁신하는 데 AI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인간 게놈 연구 등으로 헬스케어 시장을 변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헬스케어산업과 관련해서는 ‘이룸의 법칙(Eroom’s Law)’도 소개했다. 반도체 성능이 18개월마다 두 배로 개선된다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을 거꾸로 쓴 것으로, 투자액 대비 개발되는 신약이 9년마다 절반씩 줄어든다는 이론이다. 그만큼 신약 개발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뜻이다. AI 기술은 이룸의 법칙도 극복할 것이라는 게 손 사장의 전망이다.

삼성은 2020년까지 자사의 모든 스마트 기기에 AI 기능을 담아 연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 뉴욕, 캐나다 토론토 등 세계 6곳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세웠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산하 벤처 전문 투자펀드인 삼성카탈리스트펀드의 샹카르 찬드란 부사장을 비롯해 세계 최대 온라인공개수업(무크·MOOC) 플랫폼 교세라의 공동 창업자인 앤드루 응과 대프니 콜러 등 여러 AI 전문가도 참석해 강연에 나섰다. 응 창업자는 “AI 혁명은 앞으로 모든 산업에 퍼질 것”이라며 “심지어는 닭 사육 농장도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보안 전문업체 딥인스팅크트의 엘리 데이비드 창업자는 “AI 딥러닝(심화학습)이 진화하려면 데이터를 말단에서 처리하는 ‘에지 디바이스’의 성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딥러닝 모델이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핵심 알고리즘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샌프란시스코=안정락 특파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