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하는 혈액제제 방사선 조사기가 대부분 세슘을 사용한 감마선식 조사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등록돼 사용되는 혈액 방사선 조사기는 총 54대로 전부 감마선식 혈액 방사선 조사기였다. 이들은 모두 세슘을 사용한 제품이다. 혈액 방사선 조사기는 수혈에 쓰는 혈액을 멸균하는 장치다. 또 방사선 조사기 중 76%(41대)가 제조된 지 10년이 넘어 노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세슘 방식의 혈액 방사선 조사기는 피폭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브라질에서는 1985년 방사선 치료장비 내부의 세슘이 유출돼 249명이 오염진단을 받고 11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세슘은 핵 원료 분열과정에서 생성되는 동위원소로 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독일 캐나다 등에서는 세슘 방식의 혈액 방사선 조사기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세슘을 쓰는 감마선식 대신 엑스레이 방식의 혈액 방사선 조사기로 교체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세슘의 일본 내 반입을 금지해 혈액 방사선 조사기를 엑스레이 방식으로 전환했다. 프랑스와 노르웨이에서는 모든 방사선 조사기를 비방사능 장비로 대체 중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