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업 주가가 '뜬소문'에 흔들리고 있다.

성장성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기초 체력이 탄탄하지 않은 바이오 업체 특성상 직접적인 영향을 가늠할 수 없는 이슈에도 주가가 급등락하는 모양새다.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제넥신은 전날 주가가 8.35% 떨어진 8만7천8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제넥신은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면역항암제 '하이루킨-7'과 유사한 타사의 신약후보물질의 가치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미국 투자컨설팅 업체 '플레인뷰'는 넥타테라퓨틱스의 신약 후보물질 'NKTR-214'에 대해 '시장가치가 없다'는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두 회사는 인터루킨이라는 물질에 약물 지속형 기술을 접목한 항암제를 개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와 관련, 제넥신은 유사한 계열의 물질로 항암제를 개발 중이라고 해서 넥타테라퓨틱스와 동일시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두 회사가 활용하는 인터루킨 물질에 명확한 차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넥타테라퓨틱스는 체내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하는 인터루킨-2(IL-2)를 활용하지만 제넥신은 T세포를 증폭하는 인터루킨-7(IL-7)을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제넥신은 인터루킨-7이 인터루킨-2에 비해 안정적이면서도 체내 면역세포를 증가하는 효과는 더 높다고 설명한다.

제넥신 관계자는 "하이루킨-7은 최근 학회에서 발표한 동물실험에서 암세포를 파괴하는 종양침윤세포(TILs)가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현재 고형암 임상 1b상 및 기존 항암제와의 병용 임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등 전반적인 임상은 순조롭다"고 말했다.

제넥신의 해명에도 주가는 낙폭을 줄이지 못했다.

바이오 업체 주가가 외부 이슈에 흔들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주가가 요동친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바이오 기업의 경우 제넥신처럼 유사한 계열의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기업이 '그룹'으로 묶여 동반 하락하는 경향이 짙다.

제넥신의 면역항암제 하이루킨-7이 구설에 오르자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신라젠(-7.35%), 에이치엘비(-6.42%), 테라젠이텍스(-7.53%) 등도 5일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들은 임상시험과 관련된 루머로 곤욕을 치른 기업이기도 하다.

신라젠은 지난 7월 '임상이 중단될 수 있다'는 루머로 곤란에 처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모든 신약의 임상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7월 23일 주가가 13% 넘게 떨어졌다.

신라젠은 임상시험과 관련한 악성루머가 지속하자 "허위사실 유포와 재생산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테라젠이텍스와 에이치엘비 등도 마찬가지다.

테라젠이텍스는 자회사 메드팩토의 임상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문이 돌면서 5월 17일 하루 동안 29.8% 하락 마감했고, 에이치엘비도 5월 29일에 유상증자설, 대주주 지분매각설 등이 돌면서 11.92% 내렸다.

두 회사는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성장 잠재력이 높이 평가되는 바이오 기업의 경우 시장의 기대에 비해 기업의 역량은 튼튼하지 못해 루머나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며 "국내 바이오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주주의 현명한 판단과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