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광풍 1년

'코인 포비아'에 빠진 정부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의 결과물
한쪽 산업만 키우는 건 어불성설
업계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정부는 블록체인산업 육성에 나섰지만 블록체인의 한 축인 가상화폐를 금기시하고 있다. ‘코인포비아’에 사로잡힌 정부가 전반적인 블록체인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업계는 반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2일 블록체인 시장 형성과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블록체인 규제 개선 연구반’을 가동했다. 연구반은 블록체인에 기록된 개인정보 관리제도, 분산형 전산시스템 적용을 막는 법제도 분석, 공공 시범사업에 적용할 때 예상되는 규제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그러나 논의 대상에서 가상화폐는 제외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가상화폐를 둘러싼 논란이 너무 많아 성급하게 다룰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가상화폐와 관련한 부정적 입장을 수개월째 유지하고 있다”며 “부처 안에서 ‘코인’이라는 단어가 금기어처럼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산업 키운다면서 가상화폐는 금기시

지난 6월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과기정통부에서 블록체인 기술발전전략을 내놓으면서 가상화폐만 대상에서 뺐다. 블록체인업계는 미래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할 과기정통부가 가상화폐에 대해 소극적일수록 블록체인산업 전반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 중소벤처기업부의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을 벤처기업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벤처기업에 포함되지 않았던 유흥업소, 사행성 게임장과 가상화폐거래소가 같은 취급을 받은 것이다.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블록체인 시장에 대한 정부의 이해가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탄생 배경에서 볼 수 있듯이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의 결과물”이라며 “이 가상화폐를 제외하고 블록체인을 육성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록체인업계에서는 정부가 하루빨리 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취급 방침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블록체인 스타트업 대표는 “정부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의 관계를 완전하게 연구한 뒤 가상화폐를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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