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영화 속 과학

얼굴·운전습관·인터넷 활동 등
첨단 보안시스템으로 개개인 감시
중국선 이미 구축…국내도 개발
빅데이터로 범죄 예측… 현실이 된 '마이너리티 리포트'

2054년의 시민들은 범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범인이 누구인지는 물론 사건이 일어날 시간과 장소까지 예측하는 ‘프리 크라임’ 덕분이다. 문제 인물들을 사전에 걸러내는 게 이 시스템의 특징이다.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하는 첨단 치안시스템은 이미 상당 부분 현실화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얘기다.

선제적으로 이 기술을 도입하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주민의 행동패턴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금융활동 및 여행 등을 제한하는 시민 신용시스템을 2020년 도입할 예정이다. ‘바늘 도둑’을 찾아내 따로 관리하면 ‘소 도둑’도 줄어든다고 본 것이다. 시민들의 소비패턴과 인터넷 활동, 운전습관 등을 분석해 시민들의 등급을 매기는데 일정 수준이 넘어야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점수가 낮으면 해외 출국이 어려워진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열차 탑승도 거부당한다.

중국은 이미 국민의 안면 이미지 정보 대부분을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실시간 감시 카메라가 안면 인식 기술을 통해 무단횡단자를 잡아낼 수 있을 정도다. 지나가는 시민의 신원을 파악한 뒤 향후 범죄 용의자 색출에 참고하기도 한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수준급 기술을 갖추고 있다. 중국의 AI업체 상탕은 안면 인식을 통해 실시간 행동을 감시하는 인텔리전트 비디오 분석 기술, 얼굴을 신분증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원 확인 시스템 등을 개발해 올 들어 14억7000만달러(약 1조6500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일본의 가나가와현 역시 2020년까지 AI 기반 범죄예측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260만 건의 사건·사고 기록과 경찰 상담 내용, 사건 발생 당시의 자연환경 등을 기반으로 범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장소와 날짜를 예측한다.

한국 경찰도 2016년부터 빅데이터 범죄예측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경찰의 내부 데이터와 날씨, 각종 민간 데이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내역 등을 종합해 범죄 징후와 사건에 대한 수사 단서를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인권 침해 논란의 여지가 있어 개발되더라도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지가 숙제로 남아 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도 빅데이터가 활용되고 있다. 포스코 ICT는 생산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해 모니터링하고, 사물의 위치 및 온도 등의 정보를 토대로 돌발 고장을 감지하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SDS도 AI 예측 기반의 ‘인텔리전트팩토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