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게임 '셧다운제', PC 넘어 모바일로…"무분별한 규제"
청소년의 심야시간(00시~06시) 인터넷 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셧다운제'가 모바일게임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현재 모바일게임에는 PC 온라인게임에 적용되는 규제들이 적용되지 않는다. 셧다운제가 모바일게임에 적용될 경우 국내 게임산업이 급격히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여성가족부는 다음달부터 '청소년 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 관련 평가'에 돌입한다. 유통되는 인터넷 게임을 평가해 셧다운제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결과는 내년 3월 발표된다.

2011년 도입된 셧다운제에 대한 찬반 논란은 여전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업계가 실효성(實效性)을 앞세워 개정을 요구하면 여가부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부작용을 들어 반대하는 양상이다.

비판여론에도 여가부는 2년마다 인터넷 게임에 대한 셧다운제 적용 여부를 평가했다. 중독성과 위험성 등을 검토해 셧다운제를 적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바일게임에 대한 셧다운제 포함 여부도 논의됐지만 적용에서 유예됐다. 적용 대상 게임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 결과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면서 셧다운제 도입 가능성은 높아졌다. 실제 모바일게임에 적용되는 확률형 아이템(일정한 확률에 따라 희귀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은 '게임으로 위장한 도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모바일게임 결제 한도 규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유다.

셧다운제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다. 문체부와 여가부는 셧다운제를 완화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통과되지 못했고, 셧다운제를 없앤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과 셧다운제를 모바일로 확대하는 청소년 스마트폰 제한 법안이 현재 발의된 상태다.

셧다운제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국가의 지나친 개입이 청소년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도입을 주장하는 이들은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맞불을 놓았다.

게임업계는 무분별한 규제라는 입장이다. 중견 게임사 간부는 "기존 셧다운제에 대한 실효성도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바일게임으로 확대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정치논리로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미성년자의 게임 시간을 제한하고 신규 온라인 게임 허가를 축소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게임 중독=정신 질환'이라는 국제질병분류(ICD)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게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무분별한 규제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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