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벽시계·자동차에도 "알렉사~"

알렉사 연동한 스마트기기
AI 전자레인지, 사용자 맞춤요리
"알렉사, 나 출근해"하면 집 전체가 '경비태세'로 전환

차량용 블루투스 '에코오토'로
전화 걸고 길 찾고 음악재생

글로벌 가전·車업체와 경쟁
아마존 자체 제품만으로 스마트홈·스마트카 시스템 구축
“알렉사, 음식 좀 데워줘”라고 말하자 전자레인지가 스스로 최적의 온도를 찾아 아침 식사를 데우기 시작한다. 아침을 먹고 집을 떠날 때 “알렉사, 나 출근한다”라고 말하면 집 전체가 ‘경비 태세’로 바뀐다. 자동차를 타고 “회사 근처 스타벅스 좀 찾아줘”라고 하자 알렉사가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까지 길을 안내해준다. 아마존이 곧 내놓을 인공지능(AI) 가전제품들을 통해 보게 될 풍경이다.

아마존이 ‘AI 시장 천하통일’의 야심을 드러냈다. 20일(현지시간) 아마존은 미국 시애틀 본사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AI 플랫폼 알렉사가 적용된 전자레인지, 차량용 AI 스피커, 벽시계, 스피커용 앰프, 스마트 플러그 등 13종의 기기를 발표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AI 가전제품 시장에 뛰어든 만큼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시장 '천하통일' 노리는 아마존… 스마트기기 13종 공개

주방부터 자동차까지 AI비서 적용

아마존은 집 안 구석구석의 기기에 알렉사를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이날 청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AI 전자레인지가 대표적이다. 알렉사가 사용자의 식습관을 기억해 최적의 조리시간으로 음식을 데워준다. 알렉사로 조명을 켜고 끄려면 스마트 플러그를 추가로 설치하면 된다. 벽시계에도 알렉사를 적용해 알람이나 타이머를 설정할 수 있다. 사용자가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에 음성명령을 내리면 기기가 이 명령을 받아 작동하는 방식이다.

알렉사는 집 밖을 나와 자동차에도 적용된다. ‘에코 오토’는 스마트폰의 알렉사와 연동해 사용하는 차량용 블루투스 장치다. 음성만으로 전화를 걸거나 음악을 재생하고, 길 안내도 받을 수 있다.

차 안에서 집 안의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할 수도 있다. 차량이 집에 가까워지면 알렉사가 미리 조명을 켜거나 공기청정기를 작동한다. 어떤 자동차라도 에코 오토를 장착하면 ‘스마트카’로 바꿀 수 있는 셈이다.

아마존은 알렉사 기반의 스마트 경비시스템인 ‘알렉사 가드’도 함께 발표했다. 사용자가 AI 스피커 에코에 집을 비운다고 말하기만 하면 알렉사 가드가 작동해 기기들이 ‘경비 모드’로 바뀐다. 에코가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와 같은 비정상적인 징후를 탐지하면 사용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주는 식이다. 주택 경비회사 ADT와 연계해 침입자가 있으면 보안인력을 파견하기도 한다.

아마존은 에코의 2세대 제품들도 공개했다. 고급형인 에코쇼 2세대는 10인치 디스플레이를 달고 나왔다. 7인치 화면을 장착한 1세대보다 화면이 커져 태블릿 PC와 모양이 비슷하다. 저가형인 에코닷 2세대는 음량과 음질이 개선됐다.

가전업체와 경쟁하는 아마존

아마존은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에서 30%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영향력을 바탕으로 가전제품 회사들과 ‘동맹’을 맺고 알렉사 플랫폼을 확대 해왔다. 이날 아마존이 가전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하면서 동맹에 균열이 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아마존과 협력하고 있는 제조사는 3500여 개 업체, 알렉사와 연동 가능한 기기는 2만 개 이상이다. 지난 1월 기준 1200개 업체의 4000개 기기를 지원했는데 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차량용 AI 시스템 구축에서도 BMW, 포드 등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이 이날 선보인 제품들은 다르다. 아마존 자체 브랜드를 달았다. AI 전자레인지 브랜드는 ‘아마존 베이직 마이크로웨이브’다. 아마존이 앞으로 AI 관련 자체 제품을 늘리면 삼성, LG, 제너럴일렉트릭(GE), BMW 등 동맹관계인 제조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NBC 방송은 “아마존 가전 기기들이 어느 정도 상업적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라며 “하지만 아마존은 에코 시리즈뿐 아니라 게임용으로 설계된 조명장치인 에코 버튼을 개발하고, 스마트 초인종 제조업체 ‘링’을 인수하는 등 하드웨어 분야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고 전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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