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내년 3월 상용화하는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업체로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를 선정했다. 한국 시장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입찰에 참여했던 중국 화웨이는 고배를 마셨다. SK텔레콤이 장비업체 선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가 화웨이를 택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T, 화웨이 5G장비 안쓴다… 삼성·에릭슨·노키아 선택
◆SKT “재무적 요소 등 종합적 고려”

SK텔레콤은 14일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세계 최고 수준의 5G 품질 구현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를 택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3사가 납품하는 장비는 이동통신 핵심 장비인 기지국과 교환 장비다. SK텔레콤은 다음달 본계약을 체결하는 대로 망 구축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SK텔레콤 측은 “3사가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생태계 활성화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다”며 “재무적 요소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5G와 LTE 장비 호환성 중요

화웨이는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31.2%를 차지한 1위 업체다. 5G 기술 개발도 경쟁사보다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웨이는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늘리기 위해 그동안 꾸준히 물밑 작업을 해왔다. LTE 도입 당시 LG유플러스에 장비를 공급했지만 5G 시장에선 SK텔레콤, KT까지 공급처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이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LTE 장비와의 연동을 꼽는다. 내년 3월 상용화되는 서비스는 3.5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의 5G 종속모드(NSA: non standalone) 규격이다. 이미 깔린 기존 LTE 장비와 5G 기술을 함께 쓰는 기술이다. LTE 도입 초창기 때도 3G와 LTE를 혼용해 썼다. 이 때문에 LTE 장비와 5G 장비의 호환이 중요하다. LTE 장비 때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의 장비를 썼던 SK텔레콤으로선 같은 회사의 5G 장비를 쓰는 편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KT와 LG유플러스도 LTE 네트워크 구축 때 계약했던 장비 회사와 그대로 계약할 가능성이 높다. KT는 SK텔레콤과 같이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장비를 썼고 LG유플러스는 화웨이까지 총 4개 회사 장비를 도입했다.

◆보안 논란 등도 영향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 논란과 이에 따른 부정적 여론도 장비회사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화웨이 통신 장비가 중국 정부의 정보 수집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의혹이 미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화웨이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보안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항변하지만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은 정부 주도로 화웨이 장비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내 1위 통신사인 SK텔레콤으로선 이 같은 분위기를 무시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보안 이슈로 화웨이를 제외한 것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곧 장비공급 업체를 선정할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장비 성능 시험 중”이라며 “상용화 시점에 차질이 없도록 장비 회사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