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필름 페스티벌’에서 아이폰이 아닌,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찍은 뮤직비디오가 우승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달 초 네덜란드에서 열린 ‘2018 아이폰 필름 페스티벌’ 뮤직비디오 부문에서 러시아 출신 이반 소스닌 감독이 우승을 차지했다. 소스닌 감독은 조지아 출신 밴드 므그자브레비(Mgzavrebi)의 곡 ‘약속(Promise)’ 뮤직비디오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으로 촬영했다. 뮤직비디오는 작년 10월 처음 공개됐다. 노부부의 일탈을 통해 측정할 수 없는 사랑, 끝이 없는 자유, 한계가 없는 가능성 등의 메시지를 담았다.

소스닌 감독이 속한 레드페퍼스튜디오는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활용해 다양한 작품을 촬영해왔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황당해 보이지만 아이폰 필름 페스티벌에서 우리가 우승했다”며 “애플을 상대로 한 삼성의 우아한 승리”라고 자평했다.

아이폰 필름 페스티벌은 이번에 8회째를 맞는 영화 축제다. 실력은 있지만 제작 자금이 부족한 감독과 배우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생겨났다. 애플과는 관련없는 비영리조직이 주관하고 있다. 아이폰뿐만 아니라 다른 모바일 기기로 촬영한 영상도 출품할 수 있다. 영상의 70% 이상을 모바일 기기로 찍으면 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