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적절하게 운동하면 1주일만 해도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힘들게 운동하면 금방 그만두고 싶지만 적절한 방법을 알면 꾸준히 할 수 있습니다.”

"노인은 최대근력 절반만 써야 안전… 3kg 아령으로 10회 3세트가 적정"
이순국 전 신호그룹 회장(76·사진)은 노년기 운동의 필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1968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76년 온양펄프를 창업해 1990년대 국내 30대 그룹의 하나였던 신호그룹을 일궈낸 인물이다. 그가 남들은 쉴 나이인 칠순(2011년)에 운동을 시작해 ‘몸짱’ 반열에 올라 화제다.

‘운동이 노년 건강에 좋다’는 걸 알아도 실천하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운동한 걸까. 이 전 회장은 “가장 중요한 건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확신을 가지는 것”이라며 “여행, 취미생활, 종교활동 등도 노년 건강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중에서도 운동이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이 전 회장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는 걸 추천했다. 그는 “운동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초심자는 트레이너에게서 개인수업을 받으면 도움이 된다”며 “가급적이면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사람에게서 배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적절한 운동법을 알아야 한다. 이 전 회장은 “근력운동을 할 때 아령 무게는 힘들다는 느낌 없이 10회를 연속해서 들 수 있는 것으로 골라야 한다”며 “한 손으로 아령을 쥐고 팔꿈치를 굽혀 들어올리는 운동, 흔히 ‘알통’이라고 부르는 이두박근 단련 운동은 3㎏짜리 아령으로 시작해보라”고 추천했다.

"노인은 최대근력 절반만 써야 안전… 3kg 아령으로 10회 3세트가 적정"
한 번에 드는 횟수는 10회씩 3세트가 기본이다. 이 전 회장은 “노인은 자기가 발휘할 수 있는 최대 근력의 40~50% 수준으로 운동해야 안전하다”며 “8㎏ 아령으로 10회 3세트를 채울 수 있으면 그 절반 수준인 4㎏짜리로 시작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을 꾸준히 해 근육이 커지면 더 무거운 것으로 바꿀 수도 있다. 그는 “기존에 들던 아령을 연속해서 20회 들어도 힘들지 않으면 1㎏ 더 무거운 것으로 시도해봐도 된다”고 설명했다.

유산소운동은 러닝머신을 추천했다. 그는 “노인이 처음 운동할 때는 무리없이 걸을 수 있는 속도인 시속 5㎞로 시작하는 게 좋다”며 “1~2분 단위로 시속 0.2㎞씩 차근차근 속도를 붙여 시속 6㎞까지 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속도를 이보다 더 높이려면 자기 몸상태를 봐가면서 천천히 올려야 한다. 이 전 회장은 “시속 7㎞나 8㎞까지 올리는 데 몇 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전 회장은 “운동 효과를 보려면 피트니스센터에 1주일에 최소한 세 번은 가야 한다”며 “한 번 갔을 때 운동하는 시간은 1시간 정도가 좋다”고 말했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절반 정도씩 골고루 하는 게 좋다.

특정 부위 운동은 1주일에 두 번이 적절하다. 팔, 다리, 허리 등 각각 다른 부위 운동을 하고 부위별로 주당 두 번이 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이 전 회장은 체육학으로 2016년 서울과학기술대에서 석사학위를, 지난달에는 상명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근 노인 운동법을 소개한 책 《나는 일흔에 운동을 시작했다》(한국경제신문)를 냈다. 이 전 회장은 “노년기에는 우울감이 생기기 쉬운데 운동을 하면 이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