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앱장터 수수료' 반발

앱장터 판매 수입 30%가 수수료
구글, 작년 수수료 수익만 22조원

美정부에 "수수료 부당" 신고
넷플릭스·에픽게임즈·스포티파이
앱장터 안거치고 직접 유통 시도

국내 콘텐츠 유통망도 바뀌나
토종 앱장터 수수료 낮추는 등
국내서도 脫구글·애플 움직임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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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업체들이 구글과 애플 중심의 유통 플랫폼에서 벗어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판매 수입의 30%를 가져가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콘텐츠 직접 판매 나선 업체들

27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동영상 유통업체 넷플릭스가 애플의 유통 플랫폼인 아이튠즈를 통한 지급 방식을 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튠즈를 통한 이용료 지급을 막고 자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결제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는 이런 방식을 인도에서 시범 시행하고 유럽, 중남미, 아시아 등 33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쏘기 게임 ‘포트나이트’

총쏘기 게임 ‘포트나이트’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도 자사의 총쏘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안드로이드 버전을 구글 앱(응용프로그램) 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유통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자사 홈페이지에서 게임을 설치할 수 있는 파일(apk)을 따로 배포할 예정이다. 포트나이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다. 지난해 7월 PC 버전으로 처음 나온 이 게임은 지난 5월 기준으로 PC 게임 매출 상위 5위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리서치에 따르면 포트나이트는 5월 한 달간 3억1800만달러(약 3560억원)를 벌어들였다. 세계 1위 음악 스트리밍업체인 스포티파이도 최근 광고가 없는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려면 자사 홈페이지에서 등록하도록 설정을 변경했다.

“수수료가 너무 많다”

디지털 콘텐츠업체들이 구글과 애플의 유통망을 피하려는 것은 수수료 때문이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콘텐츠를 판매한 업체는 수입의 30%를 수수료 명목으로 구글과 애플에 줘야 한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30%의 수수료는 과도한 비용”이라며 “게임 개발자는 나머지 70%로 게임 개발, 운영 등을 모두 감당해야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스포티파이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부과가 부당하다는 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맥쿼리리서치의 재무분석가인 벤 샤커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과 구글이 개발자들로부터 챙기는 수수료를 인하하라는 압박에 직면했다”며 “다른 업체들도 뒤를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콘텐츠업체들의 시도가 성공할 경우 구글과 애플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구글은 지난해 앱 장터 수수료로 22조원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앱스토어 수수료 등 서비스 분야에서 전체 매출의 14%를 올리고 있다. 올해 해당 수입은 14조원으로 전망된다. IT업계 관계자는 “이번 시도가 100% 성공하지 못해도 수수료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도 주목

"구글·애플 플랫폼서 탈출"… 디지털 콘텐츠社의 반란

국내 게임업체들도 이런 움직임을 눈여겨보고 있다. 일부 국내 대형 게임업체도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대신 직접 게임을 배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구글과 애플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6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의 누적 매출은 1조5000억원을 넘었다. 수수료로 5000억원 이상이 나간 셈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 초창기에는 시스템 구축 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수료가 적당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도 30%를 유지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콘텐츠업체들의 ‘탈(脫)구글·애플’ 시도가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콘텐츠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콘텐츠업체가 쉽게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앱 장터에서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가 차지한 비중은 각각 60.7%, 24.5%로 합치면 85.2%에 달했다. 해외 사정도 비슷하다.

시장 판도 변할까

지난달 네이버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가 공동 운영하는 토종 앱 장터인 원스토어가 유통 수수료를 판매액의 최저 5%까지 낮췄지만 한 달이 지났는데도 최신 게임 중 넥슨의 ‘피파온라인4M’ 등 일부만 원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추가로 넥슨의 ‘카이저’ 정도만 원스토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리니지M’ 등 인기 게임은 여전히 원스토어에서 찾아 볼 수 없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구글, 애플의 앱 장터가 달갑지만은 않지만 세계 시장을 노리기 위해서는 이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홍보와 유통 비용 등을 감안하면 콘텐츠업체들이 기존의 앱 장터를 계속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의 불공정행위 혐의도 변수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유튜브, 구글플레이, 크롬 등 구글 앱을 깔도록 강요해 소비자 선택을 제한했다며 43억4000만유로(약 5조682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당 혐의가 유죄로 최종 확정되면 유럽은 물론 국내와 다른 지역에서도 구글 앱 장터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향후 구글플레이가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깔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게임업체를 상대로 ‘갑질’한 혐의로 구글코리아에 대해 현장조사를 했다. 공정위는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 본사를 찾아 시장지배력 남용 혐의로 약 3주간 강도 높은 현장조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코리아는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국내 게임업체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만 앱을 출시하도록 강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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