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서만 파는 '캔 박카스' 맛이 궁금하지 말입니다
지난 22일 ‘박카스 29초영화제’ 시상식에 갔다가 초록색 박카스를 한 병 받아왔습니다. 박카스는 파란색만 있는 줄 알았는데 신기했죠. 자세히 살펴보니 카페인을 뺀 디카페인 버전이더군요. 시상식에 온 중·고등학생들을 위해 센스 있게 카페인이 없는 박카스를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요즘 초록색 앰풀 화장품이 인기여서 따라 한 줄 알았는데 출시된 지 무려 13년이나 된 제품이었습니다. ‘원조’ 박카스의 인지도가 워낙 굳건한 탓에 빛을 보지 못했나 봅니다.

국민 피로 해소제인 박카스는 57년의 역사만큼이나 여러 차례 변신을 거듭해왔는데요. 1961년 박카스가 처음 출시됐을 때 알약이었다는 사실, 아셨나요? 습기나 온도에 제형이 변질되는 문제가 생기자 액상 앰풀로 나왔다가 1963년 지금과 같은 드링크 제품으로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군대서만 파는 '캔 박카스' 맛이 궁금하지 말입니다
지금 국내에서 판매되는 박카스는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박카스D, 박카스F, 박카스 디카페A입니다. 박카스에는 공통적으로 피로 해소 물질로 알려진 타우린이 들어있습니다. 타우린은 1827년 독일 티드만과 그멜린이 소의 담즙에서 발견한 생체 아미노산의 일종입니다. 타우린이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억제하고 뇌 부위의 신경교세포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타우린은 박카스D에 2000㎎, 박카스F와 박카스 디카페A에는 1000㎎이 함유돼 있습니다. 박카스D는 타우린 함량이 가장 높아 약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죠. 박카스F는 타우린이 절반만 들어있는 대신 DL-카르니틴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카르니틴은 지방산 연소를 촉진해 에너지를 발생하는 효과가 있는데요. 용량도 120mL로 늘고 편의점, 마트, 슈퍼에서도 판매되고 있죠. 박카스D와 F에는 카페인이 30㎎ 들어있습니다. 100~120㎎의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초록색 병인 디카페A에는 카페인과 카르니틴이 빠지고 대신 아르기닌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아르기닌은 혈액순환을 촉진해 운동 효과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디카페A의 맛은 박카스와 전혀 차이가 없었습니다. 청소년이나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디카페A를 마시면 됩니다. 245mL 대용량의 캔박카스도 있는데요. 수출용으로 제작되고 국내에서는 군부대로만 납품됩니다. 박카스 성분 외에도 인삼농축액, 과라나추출분말, 사과농축과즙 등이 들어있습니다. 박카스보다 맛이 연하다는데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요.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