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근 모아트의원 원장. 모아트의원 제공
유영근 모아트의원 원장. 모아트의원 제공
최근 탈모를 고민하는 남성 사이에서 '히든펌'이라는 헤어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머리카락이 빠진 부위를 남아 있는 머리카락으로 가리는 방식이다. 그러나 헤어스타일을 바꾼다고 탈모를 막을 수는 없다. 임시방편보다 근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엔 20~30대 남성들도 탈모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탈모로 병원을 찾은 남성 1만7000여 명 가운데 20~30대가 1만 명에 이른다. 20~30대 남성은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기 때문에 탈모 증상에 심리적 타격을 크게 받는다. 탈모가 진행되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 불안 등 정신 질환을 겪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20~30대 남성에게 나타나는 대부분의 탈모 유형은 '남성형 탈모증'이다. 남성형 탈모증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에 '5-알파 환원 효소'가 작용해 만들어지는 부산물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가 주요 원인이다.

DHT는 앞머리와 정수리에 영향을 미친다. 모발의 성장기는 줄이고 휴지기는 늘려 모발이 성장하는 것을 방해한다. 뒷머리보다 앞머리와 정수리의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면서 많이 빠진다면 남성형 탈모증을 의심해야 한다.

유영근 모아트의원 원장은 "남성형 탈모증은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하지 않는 한 계속 진행된다"며 "헤어스타일을 바꿔 일시적으로 증상을 숨길 수 있지만 탈모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남성형 탈모증은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모발 이식 수술이다.

약을 복용하면 5-알파 환원 효소가 활성화하는 것이 억제돼 DHT가 덜 발생하면서 탈모 진행이 늦춰진다. 약물 치료는 2~3개월 뒤 발모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바르는 약은 모발 성장기를 연장하고 모발을 굵게 한다. 장기간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환자가 많다. 처방되는 치료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뿐 아니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안전성과 효능을 인정 받은 제품이다.

모발 이식 수술은 탈모 증상이 일어나지 않은 옆머리와 뒷머리의 모낭을 탈모 부위에 옮기는 것이다. 이식한 모발은 영구적으로 빠지지 않고 효과를 금방 볼 수 있어 탈모가 상당히 진행된 환자에게 좋다. 유 원장은 "환자 연령과 탈모 진행 단계, 모발 상태를 고려해 수술법과 모발 이식량을 정하기 때문에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뒤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며 "수술을 하더라도 기존 모발은 계속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치료와 함께 탈모 증상을 개선하는 데 유익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도 필요하다. 평소 7시간 이상 잠을 자고 DHT 생성을 촉진하는 기름진 음식보다 단백질이 많고 지방은 적은 콩류, 가금류 등을 먹어야 한다. 여름에는 강한 자외선으로 두피와 모발이 손상될 수 있어 외출할 때 모자, 양산을 사용해야 한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