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김훈배 대표이사가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미래형 음악서비스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KT
22일 김훈배 대표이사가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미래형 음악서비스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KT
"지니뮤직을 궤도에 올리는 데 4년 걸렸다. 음악 플랫폼 사업은 역사가 필요하다. 음악만 모아놓고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22일 열린 지니뮤직 미래사업 전략공개 간담회에서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이사가 한 뼈아픈 말이다. 음악 플랫폼 시장은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다. 기존 사업자뿐만 아니라 구글, 애플과 같은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동통신사들은 음악 플랫폼을 새롭게 내놓거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하반기 안에 '뮤직메이트'를 새롭게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고, KTLG유플러스는 지니뮤직의 대주주로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현재 음악 플랫폼 사업자 1위는 카카오M의 '멜론'이다. 지난 10여년간 업계 1위의 자리를 공고히 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멜론의 국내 음원 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카카오와의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 까지 예상된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최근 "카카오톡에 멜론을 전면 배치 하겠다"고 선언했다.

음악 플랫폼 시장을 보는 이동통신사의 속내는 다소 복잡해 보인다. 이동통신사의 본업인 이동전화(무선) 사업은 날로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까지 변화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둔 이동통신사는 '사업 모델'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음악은 5G 시대에 적합한 사업 수단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음악 플랫폼 사업은 이미 인공지능(AI)스피커에서 입증됐다. AI 스피커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이 '음악 감상'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사업에서도 음악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초연결성의 특성을 가진 5G 시대가 오면 자동차가 중요 '디바이스'가 된다, 이 때 음악 콘텐츠는 VR(가상현실)이나 AR(증강현실) 서비스의 핵심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점이다. 5G 시대에 음악만큼 콘텐츠 파워를 갖고 있는 것도 없다는 얘기다. 이는 이동통신사가 앞다퉈 음악 플랫폼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이에 음원 플랫폼 시장은 더욱 치열한 경쟁을 치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기존 사업자인 카카오M은 현재 점유율을 등에 업고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질세라 업계 2위 점유율인 지니뮤직도 KT, LG유플러스의 ICT 역량에 더해 CJ ENM의 콘텐츠 파워를 등에 업고 멜론과 치열한 싸움을 진행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음악 플랫폼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의 전략은 자회사 SK테크엑스가 운영 중인 플랫폼 '뮤직메이트'를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아이리버가 음원 유통 운영을 맡고, 뮤직메이트가 플랫폼을 담당한다.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과의 제휴 협력을 통해 콘텐츠 역량까지 보유한 상황이다.

5G 시대를 앞둔 이동통신사는 음악 플랫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국내 1위인 멜론 뿐만 아니라, 구글의 유튜브, 애플의 애플뮤직 등 해외 사업자들의 입지도 날로 커지고 있다. 사업을 본 궤도에만 올리는 데 4년이 걸렸다는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의 말 처럼, 쉬운 일이 아닌 이 여정에 이동통신사의 5G 콘텐츠가 걸렸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