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클보스 형제. 사진=연합뉴스
윙클보스 형제. 사진=연합뉴스
미국에서 가상화폐(암호화폐) 자율규제 단체가 설립된다.

가상상품협회(VCA·Virtual Commodity Association)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렉스 비트플라이어 비트스탬프 제미니를 회원사로 협회를 창립한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암호화폐 시장 감독 및 산업 표준 정립 취지다.

VCA는 다음달 창립총회를 열어 회원사 가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공정성·위험관리능력·투명성 등을 높이기 위해 시장에 제시할 지침 마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암호화폐 전도사'로 불리는 윙클보스 형제는 지난 3월부터 VCA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제미니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한 캐머런 윙클보스와 타일러 윙클보스는 "암호화폐 시장이 진화하는 데 비해 규제는 여전히 부족하다. 업계가 (과도하게) 광범위한 기준을 채택해야 할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며 "업계가 자율규제에 나서서 규제 프로그램을 제시하면 시장 성숙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제미니는 나스닥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시장 모니터링에 나서는 등 자율규제를 위한 행보를 해왔다.

VCA 활동이 본궤도에 오르고 시장 내 영향력이 강화되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윙클보스 형제는 지난해부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ETF를 신청해왔으나 SEC는 투자자 보호 대책이 부족하고 가격 조작 행위 위험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

요셉 후세인 제미니 트러스트 컴퍼니 리스크 책임자는 "VCA는 규제 당국의 요청에 응답하는 여러 단계 중 첫 번째"라고 말했다. 존 로스 비트렉스 윤리특별감사관도 "모든 암호화폐 거래에서 투명성과 책임성, 보안성을 개선하려는 VCA의 노력은 규제·입법 당국의 블록체인 산업 환경 구축 계획을 보완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