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와해 의혹’ 옛 삼성 미전실 부사장 영장 기각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전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 강 전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피의자가 삼성그룹 노무를 총괄한 임원으로서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노무에 관한 관여를 넘어 그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나 협력업체의 노조 활동에 피의사실 기재와 같이 순차 공모를 통해 일상적으로 관여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핵심 관여자들 대부분이 구속돼 상호간에 말을 맞출 염려가 없는 점 등 수사 경과나 내용에 비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강 전 부사장은 2012년 1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미전실 인사지원팀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삼성그룹 전체의 '무노조 경영' 방침에 따라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의 노조와해 공작인 속칭 '그린화' 작업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수현)는 지난달 삼성 본사 압수수색 과정에서 미전실이 만든 노조와해 공작 문건을 확보하고 이달 강 전 부사장을 소환해 노조와해 공작의 윗선 규명을 위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강 전 부사장을 상대로 보강 수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