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벤처캐피털(VC)을 통한 투자 확대에 나섰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한계에 다다른 가상화폐 거래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14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빗썸의 벤처캐피털 자회사인 비티씨인베스트먼트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투자회사 승인심사를 받고 있다. 승인이 완료되면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 나설 수 있다.

비티씨인베스트먼트는 지난 3월 설립됐다. 준비 기간을 거쳐 6월 바른손의 전환사채(CB) 10억원어치를 인수하며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빗썸 측은 “가상화폐 거래소라는 본업 취지에 걸맞게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우수한 기술력과 가능성을 지닌 벤처기업 양성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목표가 있다”고 전했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창업투자회사 승인이 이뤄지고 인력과 자금이 보충되면 비티씨인베스트먼트 규모가 점차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빗썸은 올 들어 거래량이 줄면서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해 42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업계는 빗썸의 VC 투자와 관련, 정부 규제에 따른 거래량 축소로 새 먹거리 발굴이 시급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신규거래 제한으로 올 들어 빗썸의 일일 거래량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최대 10분의 1까지 줄었다”며 “이달 농협은행의 신규 가상계좌 발급마저 중단돼 돌파구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빗썸이 지난해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VC 관계자는 “빠른 기간에 이익이 급격하게 늘어난 기업에 자산관리를 위한 VC 설립은 필연적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