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저가형 스마트폰 ‘홍미노트5’
샤오미 저가형 스마트폰 ‘홍미노트5’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20만원대 자급제 스마트폰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13일 보급형 스마트폰 노바라이트2를 자급제폰으로 출시했다. 화웨이가 한국 시장에 통신사를 거치지 않는 자급제폰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엠모바일, 11번가, 옥션, 신세계몰 등 온라인 판매처에서 살 수 있다.

이 제품은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기린 659 프로세서를 내장했다. 5.65인치 화면과 3기가바이트(GB) 램, 32GB 내장 메모리, 3000㎃h 배터리, 지문 인식 기능 등을 갖췄다. 보급형을 뛰어넘은 카메라 성능이 특징이다. 스마트폰 뒷면에 있는 1300만 화소, 2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를 이용해 배경 흐림(아웃포커스) 효과를 낼 수 있다. 앞면에는 8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국내 출고가는 25만3000원이다.

샤오미는 지난달 16일 저가형 스마트폰 홍미노트5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자급제 출시는 물론 SK텔레콤, KT, CJ헬로 등 통신사를 통해서도 판매한다. 샤오미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모델로 5.99인치 디스플레이와 퀄컴 스냅드래곤 636 프로세서를 장착했고 지문인식 기능을 적용했다.

이 제품 역시 후면부 1200만 화소, 500만 화소의 듀얼 카메라를 장착했다. 인공지능(AI) 촬영모드를 지원해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색감과 배경 흐림 효과를 조절해준다. 전면부엔 1300만 화소 카메라를 내장했다. 4000㎃h 용량의 배터리, 4GB 램, 64GB 내장 메모리 등을 갖췄다. 출고가는 29만9200원이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한국에서 저가형에 집중하는 이유는 프리미엄 시장의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아서다. 화웨이는 2016년 50만~60만원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P9과 P9플러스를 LG유플러스를 통해 발매했다.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와 경쟁하겠다고 선언했으나 하루 판매량이 100대에도 못 미쳐 출시 4개월 만에 출고가를 20만원 이상 내려야 했다. 뿌리 깊게 박힌 ‘중국산은 저가 제품’이라는 인식 탓이었다.

타깃을 저가폰으로 맞춘 이후엔 중국 업체들의 입지가 조금씩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선택 약정할인 비율이 20%에서 25%로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자급제폰을 선택약정제로 사용하면 통신비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중국 스마트폰이 국산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입소문이 퍼진 것도 저가 시장의 경쟁 구도가 바뀐 원인 중 하나다.

국내 업체들은 지난 6월부터 비슷한 가격대의 자급제폰·알뜰폰을 내세워 안방 사수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6와 갤럭시J6를 자급제폰으로, LG전자는 LG X2를 알뜰폰으로 내놨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내세우는 듀얼 카메라 기능이 없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산 자급제폰이 국내에 미칠 영향력은 아직 미지수다. 자급제폰이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서비스는 여전히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자급제폰으로 겪는 불편함이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