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차이나 포비아'

게임업계 '한한령 한파' 여전

넷마블·엔씨소프트·블루홀 등
"빗장 풀어달라" 요구에 무반응
정부 차원 항의에도 꿈쩍 안해
4만여 명 관중이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을 지켜보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4만여 명 관중이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을 지켜보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중국 게임이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문제 삼아 중국이 자국 내에서 한국의 신작 게임 유통을 막고 있는 사이 치고 들어오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가 불공정한 경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앱(응용프로그램)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2017년 국내 중국 모바일 게임 성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안드로이드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를 통해 국내 출시된 중국산 모바일 게임 수는 136개에 달했다. 전년보다 22개 증가했다. 지난해 관련 총매출은 1960억원으로 1년 전(1120억원)보다 75.0% 늘었다. 중국산 게임의 평균 매출도 102억원에서 122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에 202개 게임 수출해놓고… 中, 1년 넘게 한국게임 허가 '0'

아이지에이웍스는 또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국내 출시된 중국산 모바일 게임이 91개였다고 집계했다. 같은 기간 매출 상위 30위 안에 중국 게임 10개가 포함됐다. 그만큼 경쟁력이 높아진 중국산 게임이 늘어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반면 한국 게임업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중국에 신작 게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자 중국 정부가 자국시장 내 판호(유통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된 때부터 올해 6월까지 중국산 모바일 게임은 202개가 국내에 출시됐다. 같은 기간 중국에 새로 유통된 한국산 게임은 0개다. 중국 정부가 지난 1년간 한국산을 제외한 외국산 게임에 내준 판호는 400건이 넘는다.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시장이 막혀 있으니 한국 게임업체들로선 타격이 크다. 중국 시장은 지난해 기준 33조원 규모로 게임 이용자 수가 5억8300만 명에 이른다.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는 각각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 게임으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성장했다. 10년 전 중국에 유통된 이 게임들이 두 회사의 주요 수익원이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블루홀, 펄어비스 등이 중국 정부에 판호 신청을 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와 북미 등에서 이미 검증된 게임 중에는 중국에서 인기를 크게 끌 만한 게임도 많다”며 “2~3년 뒤 판호가 뚫려 중국에 출시한다고 해도 오래된 게임이 돼버려 흥행에 실패하기 쉽다”고 우려했다.

게임 담당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판호 발급 문제를 항의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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