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4만명과의 소통 기록… "진짜 지식 담고 싶었죠"
“누군가가 가진 지식은 글로 남기지 않으면 그 사람이 사라진 뒤엔 영영 사라지게 되죠. 이 책도 그런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 주변 사람이나 후손들에게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을 펴낸 조홍석 삼성서울병원 홍보팀장(사진)은 “업무가 끝난 자투리 시간에 자신이 가진 지식을 기록해 누구나 책을 쓰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한국병원홍보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직업인 그에게 이 책은 많은 의미가 있다. 2011년부터 8년 동안 정기적으로 블로그 독자, 동호회 회원, 회사 동료 등 4만여 명에게 보내며 소통한 이메일을 묶고 다듬어 책을 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대부분 사람이 진짜로 알고 있는 가짜 상식(가리지날)을 밝혀 진짜 지식의 유래와 역사를 알려주는 상식사전이다. 조 팀장은 대학생 때부터 사회 초년생 때까지 매년 200여 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궁금증이 있으면 확인하고 알아봐야 하는 성격도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됐다. 그동안 쌓은 지식을 연구해 만든 독창적인 콘텐츠를 책에 모았다.

8년간 4만명과의 소통 기록… "진짜 지식 담고 싶었죠"
2011년부터 매주 이메일로 지식을 전하는 그에게 사람들은 ‘걸어 다니는 네이버’ ‘유발 하라리 동생, 무발 하라리’ ‘한국의 빌 브라이슨’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소문은 출판사로도 들어갔다. 첫 번째 책에는 생활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의식주와 스포츠 분야 가리지날을 엮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가리지날을 묻는 질문에 그는 ‘쌀을 먹는 그룹과 밀을 먹는 그룹이 왜 경제 발달이 다른가’에 대해 말했다. 그는 “서양권에선 리디아가, 동양에선 중국이 2500여 년 이전부터 화폐금융을 시작한 나라인데 이 지역은 외부와의 교류도 활발했지만 밀농사를 적극적으로 시작한 문명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쌀은 자급자족이 가능했지만 밀은 집집마다 가루를 내 빵을 굽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제분소, 제빵사가 등장했고 이들에게 빵을 사기 위해 교환가치인 화폐가 중요했다는 것이다.

첫 책을 시작으로 네 권의 책에 이 같은 다양한 지식을 담을 계획이다. 조 팀장은 “일본은 수많은 마니아가 모여 국가 저변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슈퍼스타 한두 명이 사라지면 끝나 버린다”고 했다. 다양한 분야의 평범한 마니아들이 지식사회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