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대해부
모바일 세상 '유튜브 天下'

동영상 이어 검색·음악·SNS까지 '정보 블랙홀'

유튜브 月 이용시간 289억분…2년새 3배 ↑
하는 법 등 'how to' 동영상 빠르게 늘어
사용자 데이터 분석…관심있는 콘텐츠 보여줘
유튜브가 지난 2월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한 ‘유튜브 팬페스트 코리아’에는 유명 크리에이터와 3000명 넘는 이용자가 몰렸다.  /유튜브 제공

유튜브가 지난 2월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한 ‘유튜브 팬페스트 코리아’에는 유명 크리에이터와 3000명 넘는 이용자가 몰렸다. /유튜브 제공

요즘 부동산정보업계를 술렁이게 하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서울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가 운영하는 ‘흑석박사’ 방송이다. 이 채널은 매물로 나온 한강변 아파트들을 4~5분짜리 영상으로 구석구석 보여준다. “비싼 집 내부를 구경하는 재미있는 방송”이란 입소문을 타면서 1년 만에 구독자 2만5000명을 넘겼다. 해외에 사는 한국인이 유튜브를 보고 계약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포털과 사진 중심이던 매물정보 시장도 유튜브의 영향권에 들어갔다고 판단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에는 없는 게 없다”

유튜브가 동영상에 이어 음악, 상품정보, 생활상식, 맛집, 뉴스 등 온갖 정보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면서 여러 업종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동영상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브이로그(video+blog)’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을 위협하는 모양새다.

디지털 음원업체들은 유튜브 때문에 말 그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짜로 보는 뮤직비디오와 음악방송이 넘쳐나는 데다 ‘멜론 2018년 7월 4주 순위 모음’ 같은 불법 콘텐츠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음악을 들을 때 가장 많이 쓰는 앱(응용프로그램)을 설문조사한 결과 유튜브(43%)가 1위였고 멜론(28.1%), 지니뮤직(7.7%), 네이버뮤직(6.5%) 등은 멀찌감치 밀려났다.

검색 포털은 유튜브에 무서운 속도로 쌓여가는 ‘하우 투(how to) 동영상’을 경계한다. 기성세대가 궁금한 게 생길 때 네이버 지식검색이나 구글을 찾았다면 10대들은 고민 없이 유튜브로 직행한다. ‘막힌 변기 간단히 뚫는 법’ ‘홍대에서 옷 쇼핑 잘하는 법’ ‘키스하는 법’ ‘제주도 렌터카 싸게 대여하는 법’ 같은 온갖 설명이 영상으로 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말 콘퍼런스콜에서 “포털과 SNS 사용시간은 정체된 반면 동영상 콘텐츠 소비는 압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앱 등극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 이용시간은 2016년 3월 79억 분이었으나 올 6월엔 289억 분으로 불어났다. 2016년 네이버 앱을, 2017년 카카오톡 앱을 추월하면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앱이 됐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은 49억 분에서 38억 분으로 이용시간이 오히려 줄었다. 차양명 와이즈앱 이사는 “최근 몇 년 동안 유튜브만큼 엄청나게 성장한 앱을 보지 못했다”며 “10대는 TV 대신 유튜브만 보는 수준이고, 최근엔 중장년층도 유입되고 있어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봇노잼’이라는 유튜브 채널은 10시간 가까이 아무 말도 없이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영상을 올려 34만 명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다. 시험 준비를 할 때 ‘누군가와 같이 공부하는’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봇노잼 영상을 그냥 틀어놓는 10~20대가 많다. 유튜브를 일상적으로 끼고 사는 젊은 층의 문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유튜브의 올 6월 순이용자(MAU·모바일 기준)는 약 2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년 동기 대비 200만 명 이상 늘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눈에 띄는 것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1년 새 180만 명 이상 급증하며 전체의 30%(700만 명)에 달했다. 광고시장도 유튜브 천하다. 국내 동영상 광고시장에서 유튜브 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36.7%에서 올 상반기 40.7%로 늘었다.

◆알고리즘 무장… 다양해진 콘텐츠

기술력 측면에서도 경쟁업체들과의 격차가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유튜브의 최대 강점은 알고리즘”이라며 “사용자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관심 있어 할 만한 콘텐츠를 계속 보여주는 역량은 국내 업체들이 따라가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SBS ‘모비딕’과 같이 지상파 방송사들이 유튜브에 특화한 전용 채널을 만든 사례도 있다.

임현우/배태웅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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