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힐 뻔했던 국내 제약회사들의 베트남 수출길에 먹구름이 걷혔다. 베트남 정부가 한국 제약사의 입찰등급을 지금보다 대폭 낮추려던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의약품 수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2200억원 정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베트남 보건부가 공공의료시설 의약품 공급 입찰에서 한국산 의약품 등급을 지금과 같은 2등급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1일 발표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31일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확정·공고했다.

지난 2월 베트남 보건부는 유럽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토대로 공공 의약품 입찰등급을 바꿔 대다수 한국산 의약품의 입찰등급을 2등급에서 6등급으로 낮추겠다고 예고했다. 국내 제약업계는 입찰등급이 내려가면 베트남 지역 수출길이 막히는 것은 물론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베트남 당국의 움직임에 한국 정부는 발 빠르게 대응했다. 3월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의약품 수출 문제에 관심을 나타낸 데 이어 두 달 뒤인 5월 류영진 식약처장이 베트남을 찾아 기존 등급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베트남 보건부의 등급 유지 결정에 국내 제약사들의 베트남 수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베트남에 의약품을 수출하는 국내 제약사는 65곳이다. 유한양행 대웅제약 종근당 등 8개 회사가 베트남에 사무소 또는 법인을 세웠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신풍제약은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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