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금융위원회 ‘금 시장 양성화 방안’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금 시장 규모는 연간 100~120톤(t)에 달하며 이 가운데 55~70%는 ‘뒷금 거래’에 해당한다. 뒷금 거래란 탈세를 목적으로 영수증을 발행하지 않고 금을 거래하는 귀금속 업계의 수법이다.
블록체인 기반 골드바 유통 업체 골드박사는 31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탈세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윤두성 골드박사 대표는 “귀금속 업계에서 연간 4000억원 규모 탈세가 일어난다”며 “금의 제품 정보와 유통과정을 기록한 블록체인 보증서를 활용하면 탈세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엔 소비자가 골드바를 구매하면 종이 보증서를 받았다. 최근엔 웹-클라이언트도 증가하는 추세다. 윤두성 대표는 “블록체인 보증서 자체를 유통하는 것이 목표”라며 “골드바 다음으로는 임플란트 인증서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가상화폐(암호화폐) 채굴 업체 스카이 마이닝의 대표가 회사 자금을 들고 도주했다.31일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대표가 공금을 챙겨 잠적한 스카이 마이닝은 베트남 최대 암호화폐 채굴 업체다. 이들은 투자자에게 300%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장하며 대량의 채굴기를 운용하고 있었다.르 민탐 (Le Minh Tam) 스카이 마이닝 대표는 잠적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시장 변동성 증가로 사업이 어려워졌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숨는 것을 선택했다”며 투자자들에게 사과했다. 또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다면 본사를 방문하라”고 당부했다.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한 탓에 채산성이 떨어졌고, 투자자들에게 보장한 수익금을 지불할 수 없게 돼 공금을 챙겨 도주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통상 암호화폐 채굴 업체들은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받아 채굴 장비를 구입한다. 해당 장비를 통해 낸 수익의 일부는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채굴 장비 운영과 유지보수를 채굴 업체가 대신하는 셈이다.르 민탐의 잠적 소식에 일부 투자자들이 본사를 방문했지만, 회사 간판과 채굴 장비 등은 모두 사라진 뒤였다. VN익스프레스는 장비 유지보수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회사에 있던 채굴 장비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르 민히우 (Le Minh Hieu) 스카이 마이닝 부사장은 르 민탐 대표가 절취한 공금을 3500만 달러 규모로 추산했다. 또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회사의 나머지 자산을 집계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르 민히우 부사장은 “일부 투자자로부터 가족을 해치겠다는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르 민탐 대표가 단독으로 공금을 횡령했고 이사회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임원들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르 민탐 대표가 미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한편 공금 횡령과 잠적 소식이 알려지자 르 민탐 대표는 스카이 마이닝의 암호화폐 채굴 작업이 재개될 것이며, 곧 베트남으로 돌아가겠다는 내용을 담은 비디오를 메신저 텔레그램를 통해 공개했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강력한 보안으로 유명한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텔레그램이 가상화폐(암호화폐) 투자자를 위한 개인정보 식별 서비스를 제공한다. 30일 텔레그램 블로그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암호화폐 거래 및 암호화폐공개(ICO)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텔레그램 패스포트(Telegram Passport)’서비스를 마련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개인정보 식별 데이터를 제3자와 안전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기존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거래소 계좌를 열거나 ICO 투자를 할 때 매번 신원확인절차(KYC)를 거쳐야 했다. 반복적으로 신분증 사진과 신분증을 들고 있는 본인 사진 등을 등록하는 절차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골칫거리였다.텔레그램의 서비스는 이러한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정보 식별 데이터를 한 번 등록하면 계속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텔레그램 특유의 ‘엔드투엔드(end-to-end)’ 암호화 기술을 적용해 보낸 사람과 받는 사람만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텔레그램 패스포트 서비스는 디지털 결제 플랫폼 이페이먼트(ePayment)에서 사용할 수 있다. 서비스의 유용성과 보안성이 강화되는대로 추후 다양한 서비스들과 통합될 전망이다. 텔레그램은 24시간 소통이 되고 보안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암호화폐 성장세와 함께 대표적인 SNS 창구로 자리잡고 있다.텔레그램 관계자는 “모든 개발자들은 '텔레그램 여권 서비스'를 자신의 앱 또는 서비스에 무료로 적용시킬 수 있다”며 “신원 확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개발중인 개발자들의 수고를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텔레그램은 두번에 걸친 프라이빗 ICO를 통해 총 17억 달러(약 1조8000억원)의 투자금을 모집했다. 충분한 투자금을 모집했다고 판단해 당초 계획했던 퍼블릭 ICO는 취소하기도 했다.김산하 한경닷컴 객원기자 sanha@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지난 1월 정부는 가상화폐(암호화폐) 규제안과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같은 날 발표했다. 1월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 조성 △시장 자율성 제고 △상장요건 완화 등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이러한 정책에는 암호화폐 시장 자금을 코스닥 시장으로 이동 시키려는 의도가 담겼다. 정부의 발표가 있은 후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2030 젊은 세대가 단기적이고 투기적인 거래를 많이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암호화폐 투자에 나선 젊은 층을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반년 가량 지난 지금, 과연 암호화폐 시장 자금은 코스닥으로 몰렸을까.그 대답은 ‘아니오’다. 정부의 규제안과 활성화 방안 발표 직후에는 정부 의도대로 흘러가는 듯 했지만 금새 한계가 다가왔다. 지난 1월10일 837.63으로 시작한 코스닥 지수는 1월 30일 장중 932.01까지 올랐지만, 이후 약보합을 지속하다 지난주 연저점인 748.89를 기록했다. 연저점 기록 후 반등이 이뤄졌다고 하지만 30일 773.00으로 장을 시작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암호화폐 시장으로 자금이 유출됐다는 주장이 힘을 얻던 12월 말, 1월 초보다 낮은 수치다. 암호화폐 규제로 반짝 상승했지만 추락을 거듭하며 결국 본전도 건지지 못한 셈이다.암호화폐 시장은 어떨까. 법무부의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발표 이후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를 부인했지만,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은 정부 발표 직전인 10일 2131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는데, 발표 당일 1410만원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월 6일 662만원까지 밀려난 뒤 1400만원까지 반등했고 이후 보합을 거듭하다 30일 오전 8시 기준 92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 발표 직전 대비 43% 수준이다.정부의 규제 발언이 단기간에 효과를 발휘했고, 규제 의지를 알렸다는 데 의의를 둔다면 할말은 없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으로 한국 암호화폐 시장에 남은 건 자금 증발과 시장 위축,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감소 정도로 요약된다. 이런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암호화폐 가격이 폭락은 많은 이들이 팔고 돈을 벌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또 그렇게 번 돈이 코스닥 등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이 정부의 노림수였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암호화폐 시장은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묶여있고 참여자 대부분이 외국인이기 때문이다.가령 1500만원에 비트코인을 샀다면 가격이 2500만원까지 올랐을 때는 1000만원 이득이겠지만, 662만원까지 추락했다면 838만원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코스피나 코스닥이라면 국내에서 투자한 누군가가 그만큼의 이득을 가져갔겠지만, 암호화폐 시장에서 그런 기대를 품기 어렵다. 한국 입장에서는 결국 자금이 '증발'한 것이다.정부의 규제 발언 이후 암호화폐 시장에서 나타난 변화 한 가지는 한국이라는 국가의 영향력 감소다. 암호화폐는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24시간 작동한다. 각국의 정책이 가격 변동 요소로 끊임없이 작동하는데, 한국의 경우 거래소 폐쇄 발언과 ICO 금지 방침이 나온 이후 그 영향력을 크게 잃었다.이달 금융위가 암호화폐 정책을 전담할 금융혁신기획단을 신설했을 때도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암호화폐를 부정했던 한국 정부가 시장을 감독하고 관리할 조직을 신설한 것은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이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한국 정부가 이미 세계 시장에서 ‘믿을 수 없는 집단’으로 낙인찍혔다는 의미다.또 외국인의 입금이 허용되지 않던 채로 대표 거래소 원화 입금이 중단되며 현금 흐름도 감소했다. 이에 더해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며 투자됐던 자금마저 사라져버렸다. 암호화폐 투자 시장을 주도하던 한국이었지만, 암호화폐에 배타적인 정부 기조와 투자자금 감소가 맞물리며 점차 변방으로 밀려나는 상황이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이런 상황이면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곧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정부는 암호화폐 시장에 유입됐던 현금은 줄였지만, 그 자금이 코스닥 시장으로 보내는 것에는 실패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여우와 두루미가 같은 그릇에 밥을 먹을 수 없다는 점 또한 인정해야 한다. 정책은 실험의 장이 아니라 우리네 주머니 사정으로 연결되는 현실과 직결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시장을 최대한 건전하게 이끌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할 때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