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가상화폐 채굴 업체 대표, 3500만 달러 챙겨 잠적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가상화폐(암호화폐) 채굴 업체 스카이 마이닝의 대표가 회사 자금을 들고 도주했다.

31일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대표가 공금을 챙겨 잠적한 스카이 마이닝은 베트남 최대 암호화폐 채굴 업체다. 이들은 투자자에게 300%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장하며 대량의 채굴기를 운용하고 있었다.

르 민탐 (Le Minh Tam) 스카이 마이닝 대표는 잠적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시장 변동성 증가로 사업이 어려워졌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숨는 것을 선택했다”며 투자자들에게 사과했다. 또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다면 본사를 방문하라”고 당부했다.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한 탓에 채산성이 떨어졌고, 투자자들에게 보장한 수익금을 지불할 수 없게 돼 공금을 챙겨 도주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통상 암호화폐 채굴 업체들은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받아 채굴 장비를 구입한다. 해당 장비를 통해 낸 수익의 일부는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채굴 장비 운영과 유지보수를 채굴 업체가 대신하는 셈이다.

르 민탐의 잠적 소식에 일부 투자자들이 본사를 방문했지만, 회사 간판과 채굴 장비 등은 모두 사라진 뒤였다. VN익스프레스는 장비 유지보수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회사에 있던 채굴 장비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르 민히우 (Le Minh Hieu) 스카이 마이닝 부사장은 르 민탐 대표가 절취한 공금을 3500만 달러 규모로 추산했다. 또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회사의 나머지 자산을 집계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르 민히우 부사장은 “일부 투자자로부터 가족을 해치겠다는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르 민탐 대표가 단독으로 공금을 횡령했고 이사회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임원들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르 민탐 대표가 미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금 횡령과 잠적 소식이 알려지자 르 민탐 대표는 스카이 마이닝의 암호화폐 채굴 작업이 재개될 것이며, 곧 베트남으로 돌아가겠다는 내용을 담은 비디오를 메신저 텔레그램를 통해 공개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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