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한 화웨이 P20 프로. 듀얼카메라에 명암 구분을 돕는 흑백 센서를 추가했다. /화웨이 제공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한 화웨이 P20 프로. 듀얼카메라에 명암 구분을 돕는 흑백 센서를 추가했다. /화웨이 제공
스마트폰 뒷면에 카메라 렌즈 세 개를 장착한 ‘트리플 카메라’ 스마트폰이 잇따라 나온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시장이 침체되자 스마트폰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카메라에 변화를 줘 새로운 수요 개척에 나서고 있다.

◆삼성·LG·애플, 트리플 카메라 도입

최근 유출된 삼성전자의 제품 콘셉트 영상에 등장한 스마트폰. 갤럭시S10으로 추정되는 제품으로, 후면부에 지문인식센서와 카메라 렌즈 세 개를 사분할 모양(흰색 점선 안)으로 배치했다.
최근 유출된 삼성전자의 제품 콘셉트 영상에 등장한 스마트폰. 갤럭시S10으로 추정되는 제품으로, 후면부에 지문인식센서와 카메라 렌즈 세 개를 사분할 모양(흰색 점선 안)으로 배치했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크기와 부품 구성에 따라 ‘비욘드0·1·2’란 프로젝트 이름이 붙어 있다. 가장 성능이 뛰어난 비욘드2는 트리플 카메라 탑재가 확정됐고, 비욘드1도 트리플 카메라 채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출된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콘셉트 영상에도 갤럭시S10으로 추정되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는데, 후면부에 카메라 렌즈 세 개와 지문 인식센서가 사분할 방식으로 배치된 것을 볼 수 있다.

비욘드2는 전면에 1200만 화소 광각·망원 듀얼 카메라를 장착하고 후면에는 전면부와 같은 듀얼 카메라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비욘드2는 전면부 두 개, 후면부 세 개 등 총 다섯 개 카메라를 탑재한다.

LG전자도 올 10월께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 스마트폰 V40에 전면부 두 개, 후면부 세 개 등 다섯 개 카메라를 장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톰’이란 코드명이 붙은 이 제품 전면에는 1600만 화소 일반각, 초광각 듀얼 카메라를, 후면에는 망원 렌즈가 추가된 트리플 카메라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도 내년에 출시할 차기 아이폰에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의 특허 관련 소식을 중점적으로 전하는 미국 매체 페이턴틀리 애플은 대만의 광학 제조사 라간정밀이 차기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을 개발 중인 것으로 보도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트리플 카메라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관련된 기능에 응용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카메라 숫자보다 기능이 중요”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잇따라 트리플 카메라를 도입하는 이유는 성능 차별화다. 화면이나 속도에서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카메라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타사 제품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이다.

트리플 카메라를 가장 먼저 상용화한 회사는 중국 화웨이다. 지난 3월 발표한 플래그십 제품 ‘P20 프로’에 가장 먼저 선보였다. 다만 P20 프로의 트리플 카메라는 광각, 망원 렌즈와 흑백 센서가 부착된 렌즈로 구성됐다. 흑백 센서는 컬러 필터가 없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고 사물의 명도(밝기)만을 인식하기 때문에 사진의 계조 역시 컬러 사진보다 뛰어나다. 흑백 센서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컬러 사진과 결합하면 어두운 곳에서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카메라 숫자가 아니라 실제로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메라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활용도가 떨어진다면 더 비싼 가격을 지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2016년 아이폰7플러스에서 후면부 듀얼 카메라를 이용한 인물사진 기능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두 개의 렌즈를 활용해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와 같은 아웃포커싱(뒷배경 흐림) 효과를 주는 기능으로, 애플이 기능을 선보인 이후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기능을 잇따라 제공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카메라로 이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나오지 않는다면 부품 추가로 인한 단가 상승 효과만 가져오는 셈”이라며 “트리플 카메라도 하드웨어 스펙보다는 새로운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