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사진)가 오는 16~19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2018 생명공학산업협회 세계 산업바이오 공학대회’에서 ‘조지 워싱턴 카버상’을 받는다. 이 상은 산업 생명공학을 통해 바이오 기반 경제를 구축하고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된다. 이 교수는 비식용 바이오매스에서 화학물질, 연료, 재료를 생산하는 환경 친화적인 미생물 공정을 개발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태양전지 전문가인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노벨상 수상이 유력한 한국인 과학자 중 한 명이다. 지난해 정보분석 기관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가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을 기반으로 선정한 ‘2017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했다. 세계 최초로 고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박 교수가 이와 관련해 2012년 쓴 논문은 3000건 이상 인용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대학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리구조연구단장을 맡고 있는 이영희 에너지과학과 교수도 과학계에서는 ‘글로벌 스타’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을 이용해 투명하면서 잘 휘어지는 메모리 소자를 개발해 휘어지는 스마트폰 기술의 토대를 마련했다.스타 연구자로 존재감 키우는 成大성균관대는 스타 연구자들을 앞세워 우수 논문을 발표해 관련 학계에서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2018 한경이공계 대학평가’에서 성균관대는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수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전체 논문 건수로는 지난해 582건, 교수 한 명당 SCI·SCOPUS급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은 지난해까지 3년간 평균 1.3562편이었다.성균관대 관계자는 “연구 실적이 뛰어난 교수를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다”며 “박 교수의 태양전지, 이 교수의 그래핀, 김성기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의 뇌과학 등에서 두드러진 성과가 잇달아 나오면서 적극적인 연구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성균관대가 국제학술지에 발표하는 논문의 경우 형식이나 적정한 단어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가이드라인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대학들도 해외 발표 논문 작성법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2011년 1250명이던 전임 교원은 지난해 1437명으로 늘어났다. 연구비 수주 규모도 2010년 2199억원에서 지난해 3501억원으로 증가했다. 성균관대는 나노구조물리연구단, 뇌과학이미징연구단 등 2개의 기초과학연구원(IBS) 사업단을 보유하고 있다. IBS 사업단은 연간 200억원씩 10년간 총 2000억원의 연구비를 국가로부터 지원받는다.성균관대는 정부의 BK21 플러스사업에서 국내 사립대 가운데 가장 많은 31개 사업단이 선정돼 지원받고 있다. 석·박사 과정의 학생에게 다양한 연구 참여 기회와 장학금을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세계적 수준의 박사 양성 프로그램인 ‘글로벌박사펠로십(GPF)’에서도 21개 과제가 선정돼 4년 연속 사립대 1위 자리를 지켰다.KAIST는 교수당 교내 연구비 1위,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수, 국제학술지 영향력, 교수당 교외 연구비에서 모두 2위를 차지해 연구의 질 분야에서 종합순위 1위에 올랐다. KAIST는 올해에도 로이터가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와 함께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 1위에 오르며 3연패를 달성했다. 특허출원과 논문 피인용 지수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신성철 KAIST 총장은 “KAIST가 그간 양보다는 질적 연구와 실질적 성과를 내는 연구에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KAIST는 2016년부터 연구계약, 지식재산권, 로열티 수입 실적 등을 종합해 우수연구 성과를 선정하고 연구부문 우수 교원을 포상하는 ‘리서치 데이’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서울대, 국제학술지 영향력 3연패국제학술지 영향력 순위에서는 서울대가 올해도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SCOPUS를 기준으로 한 ‘국제학술지 영향력’ 순위에서 3만494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서울대에는 스타 교수들이 즐비하다. 해마다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마이크로 RNA(리보핵산)의 생성과정을 밝히고, 줄기세포와 암세포 RNA의 기능을 규명해 네이처, 셀 등 세계 최고 학술지에 10편에 가까운 논문을 실었다. 화학과 재료과학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현택환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논문들은 피인용 수가 3만2000회 이상이다.서울대는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스타 연구자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 교수를 포함해 노태원 물리·천문학부 교수, 현 교수, 정덕균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석좌교수에 임명했다. 석좌교수 임명은 8년 만이었다. 석좌교수는 해외 체류 기간을 일반 교수의 두 배인 42일을 주고, 의무강의 시간을 면제받아 연구에 전념할 수 있다.서울대는 2016년부터 해마다 능력 있는 공대 교수 세 명을 선정해 10년에 걸쳐 1인당 3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발표 논문 수와 같은 양적 지표가 아니라 교수 역량과 잠재성을 평가해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구의 질 종합 순위 2위에 오른 포스텍(포항공과대)은 산업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논문을 주로 펴내고 있다. 포스텍의 대표적인 전문대학원인 철강대학원 교수들은 포스코그룹 일원으로 간주된다. 포스코 중견연구원들은 1~2년간 이곳에 파견돼 공동 연구를 한다.경희대, 논문의 질 돋보여이공계 대학 평가 종합 순위 12위인 경희대는 연구의 질 부문에서 9위를 차지했다. 국제학술지 영향력이 UNIST(울산과학기술원)보다 앞선 7위를 차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비수도권 국공립과 사립을 포함한 지역거점대학에서는 영남대와 부산대의 선방이 돋보였다. 종합 순위 20위인 영남대는 2015~2017년 3년간 교수당 국제학술지 발표 논문 수가 1.06편으로 지역거점대학 가운데 1위였다. 종합순위 26위인 부산대는 국제학술지 영향력이 17.1점으로 9위(지역거점대학 중 1위)에 올랐다.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KAIST가 국내 최고 이공계 대학에 올랐다. 2위는 성균관대가, 지난 2년 연속 1위이던 한양대는 박빙의 차로 3위를 차지했다.25일 한국경제신문이 조사전문업체인 글로벌리서치와 함께 분석한 ‘2018 이공계 대학 평가’에서 KAIST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 뒤를 성균관대와 한양대가 바짝 쫓았다. 포스텍 연세대 서울대 고려대 순으로 뒤를 이었고 UNIST(8위) 서강대(9위) 중앙대(10위)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KAIST와 성균관대는 그동안 평가에서 부진하던 창업·취업 지원 부문이 개선된 데 힘입어 2016년과 2017년 연속 1위이던 한양대를 앞섰다. KAIST와 성균관대는 2017년 평가 때 창업·취업 지원이 각각 16위와 15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3위와 8위로 오르며 종합순위를 끌어올렸다. KAIST는 2014년 설립한 KAIST창업원을 바탕으로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창업 전담인력을 두는 등 창업 지원에 노력을 기울여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성균관대도 창업강좌를 대폭 늘리고, 지난 3월 서울시와 함께 청년 창업지원 공간인 킹고 스타트업 스페이스를 조성하는 등 ‘창업 붐’ 일으키기에 애쓰고 있다.전문가들은 이공계 대학은 교육과 연구는 물론 산학 연계와 취업·창업 지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가재난 수준’의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첩경이라는 이유에서다. ‘이공계 대학 평가’는 교육·연구의 질과 함께 산학협동 및 기술 실용화, 창업·취업 지원, 기업체 대표 등의 평판도 조사 등을 종합해 국내 대학의 경쟁력을 진단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과학기술 인재 양성으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2002년부터 진행해온 ‘스트롱 코리아’ 사업의 일환이다.박기호 선임기자/구은서 기자 khpark@hankyung.com
KAIST가 기초과학 연구의 산실을 넘어 창업의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4년 경기 판교테크노밸리에 문을 연 KAIST창업원을 바탕으로 창업지원을 본격화하면서다. 최근 3년간 학생 1명당 창업지원 금액은 156만원으로 국내 대학 중 최대 규모다. 창업 전담 상근인력도 49명으로 가장 많다.지난해 특허 등록 건수는 758건, 전임교원 1인당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발행 건수는 1.34건으로 연구의 질도 국내 대학 중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받았다. KAIST가 ‘2018 이공계 대학 평가’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배경이다. 지난해 3위였던 성균관대도 창업지원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올해 2위로 약진했다.기초에서 응용까지 고루 갖춘 KAIST국내 주요 5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올해 이공계 대학 평가 결과는 기존 평가 결과와 다소 차이를 나타냈다. 2년간 1위를 차지했던 한양대를 KAIST와 성균관대가 앞섰다는 점이다. KAIST와 성균관대는 그동안 부진했던 창업·취업 지원 부문의 지표들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종합점수를 끌어올렸다. 한양대가 예년 수준을 유지했음에도 3위로 내려앉은 배경이다.KAIST는 창업원을 토대로 탄탄한 연구성과를 산업 현장에 접목해 나가고 있다. KAIST창업원은 기업가 정신 특강과 네트워크 행사, 창업 오디션 프로그램, 학생 창업 동아리, 학생 주도 콘퍼런스 등 10여 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벤처기업인과 투자 전문가, 법조인, 홍보 전문가들도 멘토단으로 활동한다.의료용 플라즈마 멸균기와 산업용 플라즈마 장치 및 시스템을 개발하는 ‘플라즈맵’, 세포를 분석하는 3차원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개발한 ‘토모큐브’ 등 이곳을 졸업한 총 11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김병윤 KAIST 창업원장은 “지난해에만 2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창업원의 도움을 받아 설립됐다”고 말했다.성균관대, 창업지원 강화로 약진성균관대는 KAIST에 이어 2위에 올랐다. KAIST와 마찬가지로 창업지원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창업 전담 인력 수와 창업강좌 이수학생 비율에서 점수 상승폭이 컸다. 성균관대는 지난 3월 서울시와 함께 청년 창업지원 공간 ‘킹고 스타트업 스페이스’를 조성하기도 했다.삼성재단의 후원 아래 꾸준히 투자해온 산학협력 분야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산학협력단 고용 인원은 133명으로 평가 대상 대학 가운데 가장 많았다. 교수당 기술이전 수입액은 전체 세 번째 규모였다. 포스텍도 해당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내 지난해보다 순위가 한 단계 올랐다.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한양대는 전 분야에서 고루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KAIST와 성균관대의 도약으로 3위에 그쳤다. KAIST와 성균관대는 정량지표에서 20점 가까이 점수를 올리며 뒤집기에 성공했다.포스텍(4위) 연세대(5위) 고려대(7위)는 지난해에 비해 한 계단 올랐다. 고려대는 창업 및 취업 지원과 연구의 질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대는 창업 및 취업지원 부문(50위)이 다소 개선되면 종합 순위도 크게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서울대 관계자는 “지난달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기술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대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에 컨설팅 및 초기자금 등을 제공하는 주체)’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창업지원 강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