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피커 보급율에 비해 사용자의 만족도는 50%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명령이 잘 되지 않는 데다, 사용 용도도 음악선곡이나 날씨 정보 등 초보적인 기능에 몰려있어서다.

10일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4월 14~64세 휴대전화 사용자 1만2580명을 조사한 '제 27차 이동통신 기획조사' 결과에 따르면 AI 스피커 사용경험률은 11%(휴대폰 소유자 1만2580명 중 1415명)였다.

플랫폼별 이용률은 ▲KT '기가지니' 39% ▲SK텔레콤 '누구' 26% ▲네이버 '클로바' 16% ▲'카카오미니' 12% 순이었다. 통신사가 시장의 3분의 2를 선점하고 있고 그 뒤를 인터넷 기업이 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료=컨슈머인사이트
자료=컨슈머인사이트
사용경험자의 이용만족률(매우+약간 만족)은 49%로 다소 낮은 수준이다. 플랫폼별 만족률은 ▲네이버 클로바가 54%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카카오 미니(51%) ▲KT 기가지니(49%) ▲SK텔레콤 누구(45%) 순이었다.

불만족 이유로는 ▲음성 명령이 잘되지 않는다(50%) ▲자연스런 대화가 곤란하다(41%) ▲소음을 음성 명령으로 오인한다(36%) 등의 순이었다.

주로 사용하는 용도는 ▲음악 선곡 검색(57%)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날씨정보 안내(55%), ▲블루투스 스피커(48%) 등의 순이었다. KT 기가지니는 AI스피커+셋톱박스로 출시되어 타사와 다르게 ‘TV 조작 기능’이 69%로 높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현재 AI스피커의 수준은 인공지능이라기 보다는 저장된 정보를 음성인식을 통해 서툴게 검색하는 장치에 가깝다"며 "치열한 개발경쟁에 휩쓸려 높은 완성도보다는 빠른 출시를 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목할 문제는 현재 서비스 만족률이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라며 "극소수의 독과점으로 귀결될 것이 뻔히 예상되는 플랫폼 시장에서 낮은 만족도는 곧바로 도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